버스 대기시간 단축...부산에도 도심스테이션 생길까

김준용 기자 2023. 12. 1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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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내년 중순께까지 관련 용역 진행
부산버스조합은 후보지역 발굴 나서기도
부산시 도심스테이션 추진 <상>

코로나19 기간 침체한 부산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내버스 도심스테이션’을 만드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도심스테이션은 버스 환승센터가 확장한 개념으로 ▷이용자의 승·하차 ▷운전 기사의 교체·휴식 ▷버스 차량의 대기 등의 기능을 포함하는 시설이다. 부산시와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 등은 도심스테이션 설립 사업을 통해 부산 일부 지역의 대중교통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 시내버스. 국제신문DB


부산시는 내년 중순께까지 도심스테이션 설립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내용은 부산시의 ‘빅데이터 기반 시내버스 노선체계 개편 용역’의 핵심 내용 중 하나로 포함됐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도심스테이션 후보지를 추린 뒤 예산 확보, 각종 인허가 등 본격적인 설립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심스테이션의 핵심 기능은 긴 노선을 중간 지점에서 잘라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운행거리 100㎞의 시내버스가 차고지에서 출발하면 노선 가운데에 있는 도심스테이션에서 동시에 버스를 추가로 내보내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증차 없이 배차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도심스테이션을 중심으로 1개의 긴 노선을 2개의 짧은 노선으로 나누는 등의 운영도 가능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이상용 공공교통정책연구팀장은 “운행거리가 긴 노선의 배차 간격을 줄이기 위해 추가 버스를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라며 “시내 곳곳으로 버스를 빠르게 뿌려줄 수 있다는 게 이 시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부산에는 현재 강서구 화전동과 금정구 노포동, 기장군 청강리 3곳에 시내버스 공영차고지가 설치되어 있다. 연제구에도 1곳의 차고지가 있지만 이곳은 민간이 설치했기 때문에 일부 회사의 시내버스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 버스가 이용하는 차고지가 시내 외곽에 퍼져 있기 때문에 버스 운행거리가 길어지고, 특히 회차지 승객의 대기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진다는 게 시와 버스조합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 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부산 시내버스(일반·좌석·급행) 144개 노선 중 3개 노선(급행 3개)의 운행거리가 10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행 시간은 17개 노선(일반 12개·급행 5개)이 3시간(210분)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배차간격이 40분 이상인 노선도 7개 노선(일반5·좌석1·급행1)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버스조합은 지난 3월 자체용역을 통해 부산의 도심스테이션 후보지 장단점 검토를 마친 상황이다. 버스조합의 자료를 보면 부산도시철도 역 기준 ▷북구 덕천역 ▷동래구 동래역 ▷동구 부산역 ▷사상구 사상역 ▷해운대구 벡스코역 ▷부산진구 서면역 ▷중구 남포역 ▷서구 서대신역 ▷연제구 거제역 주변 등이 주요 후보지로 선정됐다.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성이 뛰어나고 시내버스 노선이 집중됐고, 중앙부처·시·공공기관 등이 보유한 너른 부지가 있다는 게 장점이다.

버스조합은 도심스테이션을 ‘기본(Basic)형’ ‘기준(Standard)형’ ‘복합(Complex)형’ 등 3개로 구분해 적합한 지역을 선정하기도 했다. 회사시설과 승객·버스대기시설 등의 기능만 갖춘 ‘기본형’ 도심스테이션 건립은 ▷남포역 ▷거제역 인근이 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본형에 이용자 편의시설과 버스 운영 사무시설 등을 갖춘 ‘기준형’ 도심스테이션은 ▷덕천역 ▷서대신역 ▷서면역 ▷벡스코역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고지와 상업시설 등의 기능까지 포함한 ‘복합형’ 도심스테이션의 후보지로는 ▷동래역 ▷부산역 ▷사상역 등이 꼽혔다.

버스조합 이준명 부이사장은 “이미 후쿠오카 등 외국에서는 도심스테이션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배차시간 축소로 버스 이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심스테이션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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