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보호구역 축소 재추진…환경단체 “시대 역행”
[KBS 부산] [앵커]
부산 강서구가 개발 사업을 위해 낙동강 철새 문화재보호구역을 다시 축소하려고 나섰는데요,
환경단체는 철새 보호를 위한 대체 서식지 마련이 부족한 데다,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민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갈대숲 위로 비닐하우스가 줄지어 있습니다.
겨울 철새가 쉴 수 있는 모래 섬이었던 곳에 농사 시설들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강서구가 철새 대체 서식지로 제안한 한 섬입니다.
토지 대부분이 이렇게 비닐하우스로 이루어져 있고,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농민들이 각종 채소를 기르고 있습니다.
강서구는 낙동강 하류 문화재 보호구역 87.2㎢ 가운데 19.4㎢를 해제해 개발하는 대신 철새 서식지를 옮기겠다는 겁니다.
소식을 들은 농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신안치등섬 농민 : "농사짓고 있는데 (대체 서식지를) 어떻게 만들어. 사람만 보면 (철새가) 도망가 버리는데…."]
환경단체는 강서구가 제대로 된 분석 없이 대체 서식지 10곳을 제시했다고 반발합니다.
농사 시설로 가득 찬 신안치등섬 말고도 수안치등섬, 대저·맥도 생태공원 등 4곳은 이미 대체 서식지로 조성된 곳이라는 겁니다.
여기다 최근 정부가 2030년까지 육상과 해양 30%를 보호구역으로 넓히기로 발표했다며, 낙동강 보호구역 해제는 '시대 역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지형/습지와 새들의 친구 대표 : "실제로 지자체에서, 혹은 부산시에서 낙동강 하구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실천할 수 있을지는, 이제까지의 행태들을 보면은 사실은 좀 많이 의문이 듭니다."]
강서구는 대체 서식지 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아니라며, 조정안이 통과되면 방안을 다시 마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소연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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