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인에 실신까지”…공무원 감정노동 ‘위험’ 수준
[앵커]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인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린다는 소식, 여러 차례 전해드렸죠.
정부가 이런 공무원들의 감정노동 실태를 처음으로 조사했는데, '위험'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악성 민원인을 응대하던 세무서 공무원이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서류 발급을 두고 마찰이 벌어졌는데, 이 공무원은 한 달 가까이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 숨졌습니다.
[숨진 공무원 지인/음성변조 : "민원인들이 기본적으로 화가 나서 오시는 분들이 많죠. 21세기에 일어나는 일이 맞나 싶은…."]
이렇게 민원인과 직접 소통하는 공무원들의 심리 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사혁신처가 국가직 공무원 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4개 진단 영역에서 대부분 정상범위를 벗어난 '위험' 수준을 보였습니다.
특히, 업무로 인한 정서적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감정 부조화' 수치가 높았습니다.
원인으로는 주로 장시간 응대나 무리한 요구, 폭언과 협박, 보복성 행정 제보 등이 꼽혔습니다.
이런 감정 노동은 직무 스트레스와 업무 효율성 저해로 이어졌지만, 절반 가까이는 '참아서 해결'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심지어, 신체나 심리적으로 이상징후가 나타나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문일곤/인사혁신처 연금복지과장 : "공무원이 마음이 건강해야 행정서비스 질도 높아질 것이어서 공무원이 건강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인사혁신처는 심리적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공무원부터 우선 심리 치료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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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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