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 벗어나고 싶은 청년 80%…“관계망 회복해야”
[앵커]
외부와 단절돼 혼자만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고립·은둔 청년이 5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10명 중 8명은 다시 세상에 나오고 싶다고 답했는데요.
정부가 '탈고립'을 돕기 위한 첫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7살 청년 오 모 씨는, 스무 살부터 고립 생활 중입니다.
스스로 벌어 학비와 생활비를 해결하다 형편이 어려워졌고, 친구와의 관계도 끊어졌습니다.
[오○○/고립·은둔 청년 : "돈이 떨어지고 대학을 계속 다닐 수 없는 상황이...(친구들과) 같이 지내려고 하면 이제 돈도 많이 들고, 그래서 집에서 술 마시고 자는 게 그냥 일상이었어요."]
직업군인으로 복무했던 최영재 씨도 전역 후 다음 진로를 찾다가 6년을 은둔 상태로 보냈습니다.
[최영재/고립·은둔 극복 청년 : "군 생활이 힘들었으니까 좀 쉬어야겠다고 집에 있다 보니깐 점점 길어지고. 슈퍼도 안 갔고, 미용실도 안 갔었거든요. 사람 만나는 게 무섭고..."]
스스로 자신만의 공간에 갇힌 고립은둔 청년은 국내 54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정부가 이들을 대상으로 첫 실태조사를 했더니, 대다수는 '취업'과 '관계' 때문에 고립운둔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10명 중 4명꼴로 관계를, 2명은 직업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75%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고, 27%는 실제로 시도했을 정도로 정신적 고통이 심각한 상태.
80%는 '탈고립'을 희망했지만, 절반은 원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최영재/고립·은둔 극복 청년 : "'해보자'라고 마음먹는 그 순간 순간들이 많거든요. (지원 프로그램) 모집 기간이 끝났어. 이러면 다시 (고립되고)...."]
전문가들은 장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이은애/사단법인 씨즈 이사장 : "경험의 누적을 통해서 안전한 관계가 이 사회 속에 분명히 더 많다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는 고립·은둔 청년을 발굴하고, 원스톱 상담창구와 129콜 등을 통해 24시간 지원 체계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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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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