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문에 텍사스 거리?…“역사성 살려야”
[KBS 부산] [앵커]
부산역 맞은편에 '텍사스 거리'라는 골목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때 미군 등이 찾던 유흥가를 부르던 이름인데요,
거리 이름을 바꾸자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산 관문 앞 '텍사스 거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위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로변 골목 입구에 '텍사스 거리'라고 적힌 아치형 구조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기차에서 내려 부산역을 빠져나오면 곧바로 보이는 곳입니다.
사람들은 '텍사스 거리'를 어떤 곳으로 알고 있을까?
[김관욱/부산시 동래구 : "사실은 부산역을 자주 와 봤지만, (어떤 곳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윤보람/서울시 성북구 : "서울에 텍사스하면 미아리 그쪽 느낌이 많이 나고요. 좋은 어감은 아닌 거 같아요."]
텍사스 거리는 한국전쟁 때 입항한 미군을 상대로 술집이나 클럽이 생겨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외국인을 상대로 한 식당이나 상점, 유흥시설이 들어서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밤에는 청소년이 지나다닐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도 '텍사스촌'은 윤락업소가 모여 있는 지역을 통속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돼 있습니다.
골목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민원이 꾸준히 들어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 동구는 상인들이 이미 알려진 거리 이름을 바꾸길 원치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산시와 동구가 거리 이름만 붙여놓고, 정작 역사성을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합니다.
의미는 사라지고,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았다는 겁니다.
[정주철/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 : "우리가 주한미군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러면 그런 역사를 좀 담아야 하잖아요. 주변에. 그런데 진짜 가보면 아무것도 없어요. 그 일대의 어떤 역사관 하나 제대로 안 만들어 놓고 그게 어떤 거리로 유래됐는지…."]
또 부산의 관문을 통해 부산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게 주변 차이나타운 등과 함께 경관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김소연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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