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거미줄 전선' 난립 여전…화재에 속수무책
【 앵커멘트 】 수십 년 된 노후 전선들이 어지럽게 꼬여 있는 모습, 오래된 건물이나 재래시장 골목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작은 불씨에도 큰 피해를 낼 수 있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지만 노후 전선에 대한 제대로된 관리 규정이 없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박혜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하늘 위로 치솟는 시뻘건 불길에 소방대원이 연신 물을 뿌려보지만 이내 폭발합니다.
천장에서 쿵 소리가 나며 스파크가 튀고, 번개가 친 듯 번쩍이기도 합니다.
두 곳 모두 낡은 전선에 불씨가 옮겨붙어 화재를 키운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인터뷰 : 남대문시장 상인 - "시장 자체가 선이 문제가 많아. 연기가 종종 많이 났었어. 올해 벌써 이것까지 치면 세 번째지."
▶ 스탠딩 : 박혜빈 / 기자 - "화재가 난 현장의 인근 건물 옥상입니다. 오래된 건물에 전선을 정리하지 않은 채 에어컨까지 설치하면서 전선은 더 복잡하게 엉킨 모습입니다."
절연 테이프로 돌돌 감싸 놓은 전선 뭉치부터 군데군데 피복이 벗겨진 전선도 보입니다.
또 다른 전통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장 아래 전선이 서로 엉켜 있고, 먼지와 거미줄에 둘러싸여 있는가 하면 전선이 오래돼 아예 끊어진 채로 방치된 경우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최진욱 /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 - "오래됐기 때문에 피복이 손상된 부분들이 많이 있죠. 물이 닿는다든지 아니면 합선이 일어난다든지 이런 경우에 화재로…."
벗겨진 전선에 물 또는 먼지가 들어가거나, 뭉쳐 있는 전선에 전류가 흘러 주변 온도가 높아지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관리 규정이 모호하다 보니 개인이 선뜻 나서서 노후 전선을 교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경주 / 광장시장 내 바다빌딩 건물관리실장 - "세입자들이 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럽죠."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자부담이 있기 때문에 상인들이 (노후전선 정비 사업을) 신청할 수 있도록 끌어낼 수 있는지가 늘 고민이긴 하거든요."
지난해 발생한 화재 4만여 건 가운데 25%인 1만여 건이 전기적 요인이었고, 전선 노후화로 불이 난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유지 보수와 개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MBN뉴스 박혜빈입니다. [park.hyebin@mbn.co.kr]
영상취재: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이범성 그래픽: 이새봄·염하연 화면제공: 종로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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