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지구 내 하마스 땅굴 침수작전 시작”

서필웅 2023. 12. 1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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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활동 거점으로 꼽히는 가자지구 내 땅굴에 바닷물을 채우는 작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파괴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지난달부터 바닷물을 이용하고 있으며 5대의 펌프를 설치한 데 이어 2대의 펌프를 추가했다고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정통한 미국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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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美 관리 발언 인용 보도
지하터널 파괴 위해 바닷물 이용
하마스·억류 인질 지상으로 유도
식수·토양오염 등 악영향 우려 속
전후 인도주의 참사 가능성 제기
바이든 “강경한 정책에 변화 줘야”
유엔, 즉각 휴전 촉구 결의안 채택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활동 거점으로 꼽히는 가자지구 내 땅굴에 바닷물을 채우는 작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파괴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지난달부터 바닷물을 이용하고 있으며 5대의 펌프를 설치한 데 이어 2대의 펌프를 추가했다고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정통한 미국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건물 잔해 속 팔레스타인 소녀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소녀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묻힌 교과서와 공책 등을 찾고 있다. 가자지구=신화연합뉴스
몇 가지 테스트를 거쳐 시작된 터널 침수 작전은 터널을 침수시켜 지하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와 대원, 인질이 지상에 올라오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스라엘군이 땅굴에 바닷물 채우는 전술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는 이달 초 나왔으나, 당시만 해도 터널에 억류돼 있을 가능성이 큰 인질의 생사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실행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담수 공급 시스템 등을 포함한 인프라가 파괴돼 전쟁 이후 인도주의적 참사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스라엘이 인질 및 민간인들의 피해 우려에도 작전을 본격화한 것은 하마스 제거가 최우선 사항이라는 사실을 또 한번 드러낸 것이다.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칸유니스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이 오슬로의 실수를 반복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마스 제거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오슬로’는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철군과 팔레스타인의 자치권 보장을 합의한 오슬로 협정을 말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하마스 소탕전 지지에 감사한다면서 “이스라엘과 미국은 ‘하마스 이후’(포스트 하마스) 문제에 관해 계속 대립하고 있지만 합의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의 연이은 강경책에 비판 수위를 높이는 등 기류가 변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그들(이스라엘)은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면서 이스라엘이 강경한 정부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중 이스라엘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를 위해 전면적 지상전을 중단하는 등 전술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중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법적, 인도적 의무를 지킬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 투표 결과가 모니터에 나타나고 있다. 이날 유엔 총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채택했다. 뉴시스
유엔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 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향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며 다시 압박에 나섰다. 아랍국가들이 제출한 이 결의안에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즉각적인 휴전과 함께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인질을 잡은 주체가 하마스라는 사실과 하마스의 테러행위에 대한 규탄은 결의안에 담기지 않았다.

유엔의 위성사진 분석 기구인 유엔활동위성프로그램(UNOSAT)은 이날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가자지구에서 총 3만7379개의 시설이 (전쟁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이는 가자지구 전체 구조물의 약 18%에 해당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기구는 “이번 조사 결과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인 휴전과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국제 주요 해상 항로 가운데 하나인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자 민간 선박의 안전과 국제 물류 차질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후티는 전날 이집트 수에즈운하로 향하던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 미국은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해 중동 지역의 다국적 해군 부대를 확대하는 방안을 동맹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혀 한국의 참여 가능성도 나온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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