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연대 2선후퇴', 與 인적쇄신 '격랑'
[헤럴드경제=김태열 선임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전격 사퇴하면서 총선을 넉 달 앞두고 집권 여당이 인적 쇄신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총선 위기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날 장제원 의원의 전격 불출마 선언에 이어 당내 주류 핵심이던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희생 결단이 결국 현실화한 것이다.
당 대표 궐위 상황에 당내 혼란이 불가피해졌지만, 앞으로 질서 있는 수습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 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이다. 더 이상 제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선 안 된다"며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잠행하며 거취 고민을 이어가던 김 대표가 '주류 희생'이라는 압박 속에 끝내 취임 9개월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는 결단을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책임론에 직면했지만, 대표직을 유지하는 대신 당직자 총사퇴로 2기 지도부를 꾸리며 국면 전환에 나섰다.
그러나 '주류 희생'을 요구하는 당 혁신위원회와의 갈등, 여권의 지지율 답보가 이어지며 총선 위기론이 대두됐다. 특히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곳만 우세를 보인다는 당의 자체 판세 분석 보고서가 보도되고, '정부 견제론'(51%)이 '정부 지원론'(35%)보다 크게 앞선다는 여론조사(갤럽,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이 악화했다.
혁신위 활동이 조기 종료된 직후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김 대표도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김장 연대'는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하게 됐다. 두 사람의 희생하는 모습으로 일단 당내 쇄신 공간은 열리게 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 당의 행보다. 당 대표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윤재옥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아 당분간 당무 현안들을 진두지휘하며 차기 지도체제 논의를 이끌어가게 됐다.
당 대표 궐위에 따라 당장은 권한대행 체제를 거쳐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거론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당 안팎에서 이름이 오르내린다.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새 당 대표를 선출하는 방안도 있지만,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당대회 준비와 개최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민의힘으로선 당 지도체제를 정비하는 동시에 연말 예산·청문회 정국에서 야당의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떠안게 됐다.
당장 다음 주에만 경제부총리 등 5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오는 28일에는 더불어민주당이 벼르고 있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 도입이라는 파고도 넘어야 한다. 이 때문에 당에서는 신뢰받는 리더십 체제로 조속히 정비해 당을 안정화하고 쇄신 공천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14일 오전 중진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달아 열어 향후 당 운영 방향에 대한 내부 총의를 모을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의 사퇴를 '당을 위한 결단'으로 긍정 평가하는 목소리와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왔다.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가 내린 당을 위한 결단이 당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진작 하면 좋았을 텐데 감동이 덜하다"고 했다. 김 대표가 사퇴하면서 지역구(울산 남구을)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대표직 사퇴라면서 지역구는 나가는 모양새로 오히려 인적 쇄신 방향에서 퇴행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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