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합의 도달 후 폐막…화석연료 '순차 폐기' 대신 '전환' 그쳐(종합)
'페이즈아웃'에서 '감축'을 거쳐 '전환'으로 변경돼 합의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관한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개최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가 13일 정오(한국시간 오후5시) "세계 각국이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 사용으로부터 '전환'해야 한다"는 합의안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세계와 지구의 극복 의지 및 대처 방안을 담은 COP총회 합의안은 당사국들인 198개국의 UNFCCC 협약 서명국 및 유엔 회원국 전원의 찬성을 얻어야 채택된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은 없다.
두바이 COP28의 술탄 자베르 의장은 최종 합의안 통과를 선포하면서 "(타협적인) 균형을 취하긴 했지만 분명 향상된 것이며 무엇보다 기후 행동을 가속화하는 역사적인 패키지'라고 추켜세웠다.
개최국 UAE의 국영 석유사 사장인 알자베르 의장이 '두바이 컨센셔스'라고 부른 이번 합의안은 나름대로 '역사적인' 대목이 있다.
31년 전 1992년 리우 회의부터 시작된 COP총회 최종 합의안 중 최초로 화석연료를 직접 명시한 것이다. 석유, 석탄 및 천연가스의 화석연료는 인간의 사용으로 온실가스의 90%를 차지하며 이 온실가스의 과다 배출로 해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초래된 것이다.
세계는 2015년 파리 COP19 총회 합의안에서 처음으로 지구의 외기 평균온도의 상승폭을 산업혁명 직전 대비로 "2도 밑으로 제한해야 하며 나아가 1.5도 아래 상승을 이상적으로 추구하기'로 결의했다. 각국은 이를 위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의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실행준수를 감독 받았다.
그러나 1.5도 상승 제한을 이루는 결정적인 행위인 '화석연료 사용의 궁극적 완전 중단'을 합의안에 명시하지 못했다. 잘해야 가장 환경오염을 심하게 일으키는 석탄의 사용을 배출가스 포집 및 비축 기술 없이는 더 이상 늘이지 말자는 선에 그쳤다.
그것이 이번 두바이 합의안에서 화석연료를 처음으로 직접 거명하는 '역사적인 발걸음'을 뗀 것이다. 첫 걸음이라 화석연료 사용의 '순차적 감축을 통한 궁극적 폐기(페이즈-아웃)'라는 이상을 입에 올리는 데까지는 나아지 못한 셈이다.
두바이 총회가 열리면서 이번 합의안에 이 페이즈 아웃을 명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100개국이 넘는 정부 대표 입에서 나왔다. 9일 나온 첫 합의안 초안에는 '화석연료의 페이즈 아웃을 최선의 과학과 일치시켜 추구한다'는 구절이 들어가 많은 나라들을 기쁘게 했다.
그러나 폐막 하루 전인 11일 나온 두 번째 초안에서는 화석연료라는 말은 들어갔지만 페이즈아웃은 사라지고 화석연료의 "생산과 소비를 정당하고 질서있고 공정하게 감축한다"는 구절로 크게 약화되고 말았다. 이에 20여 섬나라 연맹과 유럽연합, 미국, 영국 등이 크게 반발해서 폐막이 늦춰졌다.
이날 13일 새벽 3번째 안이 나돌았고 9시간 정도의 협상을 거쳐 정오 직전의 최종 셰선에서 알자베르 의장이 통과 의사봉을 두드린 것이다.
3번째의 최종안은 "(우리 모두) 에너지 시스템에서 정당하고 질서 있으며 그리고 공정한 방식으로 화석연료로부터 전환하고 또 2030년까지의 중대한 시기 동안 (기후변화 대처) 행동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구절이 골자라고 할 수 있다. 전환을 벗어난다는 뜻으로 보고 궁극적인 사용 중단을 시사했다고 넓게 생각할 수도 있다.
부속적인 내용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3배로 늘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2배로 늘이기로 결의하고 있다.
비록 페이즈 아웃보다 훨씬 약한 '전환'이라는 조건과 함께 화석연료라는 단어가 합의안에 들어간 사실에 많은 환경의식 국가들이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해수면 상승으로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는 사모아 등 작은 섬나라들이 합의안 통과 후에도 항의를 했지만 유럽연합 등은 이를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
가장 이상적인 COP 합의안은 몇 년도까지 화석연료을 완전 폐기하자는 페이즈 아웃 연도를 명시하는 것이지만 이는 언제 이뤄질 수 알 수 없다. 이번에 화석연료 폐기와 함께 합의안에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정점에 이르게 하고 이후부터 하향 추세로 들어가야 한다"는 구절이 기대되었지만 이 역시 무산되었다.
세계 주요국들은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에서 생성량과 포집 및 비축을 통한 기술적 제거량이 동일해지는 탄소순중립의 넷제로를 2050년까지 이룬다고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이 실제 이뤄지려면 배출량의 정점 도달과 하향안정화 단계 진입이 먼저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정점 연도 명시가 없는 상태다.
2030년까지는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보다 40% 이상 줄어야 2050년 넷제로가 실제 가능하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편 11월30일 개막한 두바이 COP28는 첫 이틀 회동에서 선진국들이 초래했다고 할 수 있는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빈국들에 대한 '손실과 손상' 지원금이 개최국 UAE의 주도로 합의돼 출연금이 8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 기금은 2014년부터 선진국들이 마련하기로 한 '녹색기후기금'과는 별도의 지원금이다. 녹색기후기금은 재원이 없는 빈국들의 기후변화 대처를 지원하는 것으로 해마다 1000억 달러가 목표였지만 평균 달성률이 70% 정도에 그치고 있다.
빈국들은 '화석연료 페이즈아웃'이라는 추상적 명사보다는 이 두 기금의 원활한 모금과 배분을 더 중시한다고 할 수 있다.
내년도 COP29는 석유 생산국에 속하는 카프카즈 산맥의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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