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기현 대표 사퇴에 "용산 직할체제로 가는 사전 작업"

"김기현, 용산 지시만 충실…모두 윤석열 대통령 책임"
"용산 준비한 비대위원장 등장할 것…검찰당 될 것 자명"
"인적쇄신 평가 동의 어려워…오히려 공천파동 시작"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3.12.11. 20hwan@new

[서울=뉴시스] 이종희 신재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한 것에 대해 "용산 직할체제로 가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보일 뿐"이라고 밝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김 대표가 조금 전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았다. 영남에 텃밭을 둔 국민의힘 지도부나 중진의 자리는 사지가 되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는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인 자신의 몫이라며 자신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며 "바지 대표로 뽑힌 김 대표는 용산의 지시에 충실했을 뿐, 지금 국민의힘이 처한 모든 상황은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더욱이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와 김 대표의 사퇴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그림자가 짙다"며 "자신을 당대표로 낙점해준 윤 대통령의 지시만을 쫓다가 결국 팽 당하는 김 대표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국민의힘을 용산 2중대도 아닌 5중대로 만든 것은 바로 김 대표와 윤핵관으로 불리는 분들"이라며 "김 대표를 대신할 비대위원장조차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 국민의힘이 처한 현실이 아닌가. 누구 한 사람 용산을 향해 바른 소리 하지 못한 국민의힘이 자초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용산이 준비한 비대위원장이 등장할 것"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본격적으로 여의도로 출근할 시간도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결과는 껍데기만 남은 국민의힘이고, 윤석열 측근 검사들이 주축이 된 검찰당일 것이 불 보듯 자명하다"며 "그런 점에서 오늘 김 대표의 사퇴는 국민의힘의 종언에 다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권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와 김기현 대표의 사퇴가 인적쇄신이라는 평가에 대해 "인적쇄신이라고 하는 용어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본인에 의사에 반해 외력에 의해 일어난 일로 보이고 민주적 절차라고 전혀 볼 수 없는 과정이다. 인적쇄신으로 보는 건 용어 선택이 부적절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오히려 공천파동의 시작이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이런 때일수록 단합 기조로 차분하게 향후 공천 과정, 선거제 문제 등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발 인적쇄신 바람이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여당발 쇄신 압박이란 것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민주당은 자발적이고 자의에 의해서 불출마 선언이 있었다. 당에 고언하는 형태의 인적 쇄신이 이뤄지고 있다. 강압적, 밀실적 방법으로 일어나고 있는 국민의힘 인적 바꿈하고는 기본적으로 결이 다르다"고 답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더 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며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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