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초선들만 불출마… 공천권 쥔 친명계는 ‘물갈이 무풍’ [여야 인적쇄신 촉각]
국민의힘 3선 장제원 용퇴와 대조
이원욱 “이재명은 왜 못하나” 저격
‘친명계 국회 등원길만 터줘’ 관측도
안규백 “경선 없는 전략공천 최소화를”
역대 총선서 중진 희생 때 승리 발판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에 “뚝심이 강했던 정치인들조차 민주당을 이탈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화살을 이 대표에게 겨눴다. “꼼수정치의 페이지마다 이 대표가 있다”고 하면서다.
당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인 이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험지 출마 요청에도 병립형 선거제 퇴행으로 최고로 안전한 비례(대표)로 나갈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가 김기현 대표의 ‘희생’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장 의원도 하는데 이 대표는 왜 못하나. 친명 주요 인사들은 왜 안 하나”라고 했다. 친명계를 향해 “꿈쩍도 안 하며 요직을 차지하며 공천권을 손안에 쥐고 있다”고도 했다.
그간 불출마를 선언한 초선 현역은 오영환·강민정·이탄희·홍성국 의원 등이다. 이들의 불출마는 당권을 장악한 친명계의 ‘용퇴’가 아니란 점에서 인적 쇄신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견해다. 국민의힘에선 핵심 친윤 인사인 3선의 장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해 인적 쇄신의 물꼬를 튼 것과도 대비된다.
역대 선거에서 중진들의 희생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총선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2020년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당초 민주당은 선거 8개월 전 지명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으로 큰 위기에 처했으나 이를 민주당 소속 장관 겸직 의원 4명이 한 번에 불출마를 선언하며 쇄신의 바람으로 역전했다. 7선의 이해찬 전 총리와 6선 정세균 전 총리 등 거물급 정치인들의 불출마도 보탬이 됐다. 그 결과 민주당은 지역구 163석, 위성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 등 총 180석의 압승을 거뒀다.
2012년 19대 총선에선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친형이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최다선인 6선 ‘만사형통’으로 불리던 실세 이상득 전 의원의 불출마가 보수당의 열세를 뒤집는 열쇠가 됐다. 이를 시작으로 5선 김형오, 3선 박진·원희룡 의원 등 중진은 물론 당시 초선 장제원 의원과 소장파 홍정욱 의원 등의 불출마가 이어지면서 새누리당은 152석으로 승리를 했다.
반대로 2016년 20대 총선에선 인적 쇄신이 부족했던 새누리당이 122석으로 민주당에 1석 차이로 원내 1당 자리를 내줬다.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진박(진짜 친박) 공천 논란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간 ‘옥새 파동’을 일으켰고, 내홍 속 주류의 희생 없는 공천까지 이어져 선거에 패했다는 분석이다. 당시도 4선 이한구 의원을 시작으로 6선 강창희 의원, 재선 김태호 의원 등의 불출마는 있었지만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배민영·조병욱·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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