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8-⑦ 도미니크수도회서 만나는 가톨릭 혼합 작품들
외경적인 이야기지만 ‘교회 지붕을 올릴 때마다 악마가 계속 올리지 못하게 지붕을 떨어뜨렸다’고 하는 믿지 못할 구전이 남아 있으나 이곳에는 멕시코 근대사에서 주목할 만한 역사적인 사실도 남아 있다. 멕시코 독립운동 지도자이자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빈센테 게레로 장군이 1831년 밸런타인데이에 처형되기 직전 3일 동안 수도원 회랑에 있는 수련관에 갇혔다.
게레로 대통령은 재임 중 노예제도를 폐지해 민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부통령 아나스타시오 부스타만테가 반란을 일으켜 자리에서 쫓겨났다. 반란군이 그를 체포해 강압적으로 조사했던 방에는 당시 상황을 그린 유화가 걸려 있고 조금 떨어진 마을에는 그가 처형된 장소에 동상이 있다.
도미니크수도회의 산티아고 아포스 수도원 단지는 1530년대부터 ‘지붕 없는 교회’를 시작으로 짓기 시작해 바실리카, 수도원, 회랑, 숙소, 수련원 등이 차례로 추가됐다. 단지에는 16세기에 정교한 문양을 새긴 세례대가 있고 고딕 양식의 회랑과 국보로 지정된 프레스코 벽화가 있는데 이것들은 매우 중요한 국가문화재로 평가받는다.
특히 단지에 남아 있는 벽화는 중요한 유물로 이곳에 살던 사포텍과 믹스텍족을 개종시킬 때 토착신앙 요소를 가톨릭에 맞춰 체계적으로 혼합한 작품이다. 원주민의 상징적인 영적 이미지와 전통문화 요소를 가톨릭의 유사성과 호환성을 혼합해 표현한 벽화는 개종에 대한 저항을 완화해 점진적으로 가톨릭문화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작품이다. 성물방 벽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 모습을 담은 벽화가 있는데 배경은 골고타가 아니라 쿠일라판 언덕이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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