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엘리엇 출신 행동주의 펀드… 삼성물산 장중 신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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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은 최근 삼성물산을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라고 칭하며 자본 배분 최적화와 주주환원을 요구했다.
이 펀드는 올해 10월 말 기준 삼성물산의 내재가치 대비 주가 할인율은 66%를 넘으며 약 34조원 이상의 주주가치 결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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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합병 당시에도 홍역
내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주사들도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주가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은 최근 삼성물산을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라고 칭하며 자본 배분 최적화와 주주환원을 요구했다. 곧이어 삼성물산의 주가는 신고가를 기록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 전거래일 대비 0.39% 내린 12만8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소폭 하락 마감했지만 장중엔 12만9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2개월간 삼성물산의 주가는 거의 20% 상승했다.
주총을 앞둔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요구에 시장이 반색한 것이다. 삼성물산 지분 0.62%를 보유한 팰리서캐피탈은 지난 6일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등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인 삼성물산에 대해 실질적인 지주사라고 표현했다. 팰리서캐피털은 "삼성물산의 주가와 내재가치에 250억달러 정도의 차이가 있어 어 할인율로 환산하면 63%에 달한다"며 "최고 170%의 잠재적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자사주 소각 가속화 △이사회 다각화 △리더십 강화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 등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팰리서캐피탈와 삼성그룹 간의 숨겨진 악연도 입길에 올랐다.
현재 팰리서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 제임스 스미스는 2016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합병을 반대하며 삼성에 맞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투자책임자 출신이다. 스미스 팰리서캐피탈 CIO는 "삼성물산이 높은 할인율에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며 "우리가 제안하는 방안을 삼성물산이 실행한다면 가치 격차 해소 내지는 감소, 그리고 내재 가치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도 지난달 삼성물산에 2023회계연도 주당 4500원 배당과 내년 말까지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이 펀드는 올해 10월 말 기준 삼성물산의 내재가치 대비 주가 할인율은 66%를 넘으며 약 34조원 이상의 주주가치 결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3월까지 이들의 주주제안 등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초 열린 이사회에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2471만주와 우선주 16만주를 향후 5년 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내년 1분기 중에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규모와 시기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계열사 배당수익의 최대 70%를 재원으로 하는 배당정책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세금을 제외하고 계열사로부터 수취한 배당금 대부분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지배구조 투명화 등 공정한 주주환원 정책은 주가 흐름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들이 삼성그룹의 취약한 지배구조를 이용해 발전적이지 않은 과도한 요구를 해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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