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 왜 권익위원장 그만두지 않나?[권영철의 Why뉴스]

김 후보자 권익위원장 자격으로 국무회의 참석하고, 휴가내고 인사청문회 준비.
권익위원장 자리는 "적절한 시기에 정리하겠다"고 답변.
권익위 "위원장 퇴임식 일정 아직 미정, 이유는 위원장만 알아"
민주당 "양 손에 떡 쥐고 국민을 기만하는 블랙코미디"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출연 : 권영철 대기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오늘 인사청문회를 준비 중인 임시 사무실로 첫 출근했습니다. 그런데 후보로 지명된 지 일주일이 지난 상황에서 여전히 국민권익위원장 직을 유지하고 있어서 겸직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권영철 대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오늘 첫 출근을 한 거죠?

◆권영철> 그렇습니다. 방통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게 지난 주 수요일이었으니까 일주일 만에
과천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임시사무실로 첫 출근을 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검사출신으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각의 그런 우려를 잘 듣고 있고, 불식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법조계와 공직을 거치면서 쌓아온 법률 지식이나 규제와 관련된 여러 경험을 토대로 맡겨진 직분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김홍일 후보자의 첫 출근 소감 들어보시죠.
"절차를 거쳐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방송과 통신의 공정성, 독립성을 위해서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다운> 그런데 김홍일 후보자가 국민권익위원장 직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습니까?

◆권영철> 그렇습니다. 아직도 권익위원장 신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는 어제(1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권익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휴가를 냈다고 했습니다. 김 후보자의 말 들어보시죠
"오늘은 휴가를 내고 왔고 (권익위원장 자리는) 적절한 시기에 정리하겠습니다."

윤창원 기자

◇정다운> 국민권익위에도 확인을 해보셨나요?

◆권영철> 권익위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퇴임식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이유는 위원장 본인만 아실거다"라고 했습니다.

◇정다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건가요?

◆권영철> 행안부나 법제처, 중앙인사위원회 등에서 고위직을 지낸 경험자들에게 물어보니 '법적인 규정이 있거나 그렇지는 않은 걸로 한다.', '법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지 않고, 순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또, "인사 문제는 법 규정보다는 관행이 중요하다"고도 했습니다.

인사를 담당했던 전직 장관급 인사는 "그런 경우 자동으로 면직처리를 했는데, 형식 논리로 따지면 불가능한 건 아닌것 같다"면서도, "이해가 잘 안된다. 자연스럽지 못하고, 상식과 순리에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정다운> 앞서 권익위에서 이유는 김홍일 위원장 본인이 아실 것이라고 했는데, 직접 취재도 해보셨나요?

◆권영철> 네. 하지만 김홍일 후보자도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김 후보자는 "아침에 말씀드린 내용 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습니다. 앞서 들으셨던 대로 "제가 적절한 시기에 정리하겠다"라는 답인 겁니다.

이 말은 인사청문회 절차가 끝날 때까지는 권익위원장 신분을 유지하겠다는 걸로 받아들여집니다.

얼마 전 조희대 대법관이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대법관으로서 인사청문회에 임했습니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도 재판관 신분을 유지하면서 인사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권익위원장과 방통위원장은 연결되는 자리는 아니지만 그런 연장선상에서 청문회를 준비하는 걸로 보입니다.

◇정다운> 야당에서는 '방통위원장 청문회에서 낙마하면 권익위원장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 라고 비판하고 있잖아요? 

◆권영철> 그렇습니다. 사실 대법관이 대법원장으로 가거나, 헌법재판관이 헌재소장으로 가는 건 업무의 연장선상입니다만, 권익위원장이 방통위원장으로 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얘깁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이 어제 성명을 냈는데요. "방통위원장 청문회에서 낙마하면 권익위로 돌아가기라도 할 텐가? 스스로도 방통위원장 청문회를 통과할 자신이 없다는 자기 고백인가? 국민이 우습고 국회가 만만하지 않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아직 국민권익위원장 직을 내려놓지 않은 건 양 손에 떡 쥐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라면서 "언론장악에 눈먼 윤석열 정권의 블랙 코미디"라고 질타했습니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3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하며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다운> 기존 직을 어떻게 정리 할지 아직 지켜봐야겠고요. 향후 김홍일 위원장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게 되면 5인 체제의 정상적인 방통위가 될 수 있는 건가요?

◆권영철> 아직은 미지숩니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민주당이 아직 김홍일 위원장의 청문회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당에서는 성탄연휴 전인 22일 청문회를 하자는 입장이고, 야당에서는 27일이나 28일쯤 청문회를 하자는 입장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청문회 일정이 잡히면 공석 중인 국회 추천의 방통위 상임위원을 선출하는 일정도 잡힐 걸로 보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신임 방통위원장 취임 일정에 맞춰서 방통위가 정상상인 5인 체제를 갖추도록 하자는 입장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방통위가 5인 체제로 구성되지 못하고 2인체제로 중요 정책을 의결할 경우 계속해서 탄핵논란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 여당에서도 신임 방통위원장 취임에 맞춰서 상임위원들을 추천할 걸로 전망됩니다.

김홍일 후보자의 검사시절 별명이 '약은 곰'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김 후보자가 무리수를 두지 않는 걸로 알려졌으니까 5인 체제를 구성해서 정상적인 방통위 체제를 구성할 걸로 예상됩니다.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로는 국민의힘에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아닌걸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민주당 과방위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MBC 출신인 김성수 전 의원도 물망에 오른 걸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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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권영철 대기자 bamboo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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