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직 사퇴…충청 중진 위기감 고조

조은솔 기자 2023. 12. 1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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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잠행 이틀만에 대표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충청 정가에 끼칠 후폭풍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혁신위의 '희생' 요구가 중진들이 다수 포진된 충청권까지 밀려올 경우 총선 판세가 요동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충청권 전체가 험지라는 인식이 적지 않은 만큼, 충청 정가에 대한 희생론이 요구될 경우 큰 반발이 예상된다.

김 대표 사퇴 후 여당이 어떤 시나리오로 총선을 이끄냐에 따라 충청권 판세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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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잠행 이틀만에 대표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충청 정가에 끼칠 후폭풍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혁신위의 '희생' 요구가 중진들이 다수 포진된 충청권까지 밀려올 경우 총선 판세가 요동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사퇴를 선언했다.

앞서 김 대표는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 등과 함께 인요한 혁신위원회로부터 '희생'의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장 의원이 전날 국민의힘 중진 중 첫 번째로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당 안팎에서 김 대표를 향한 사퇴·불출마 요구가 빗발쳤다.

김 대표의 결단에 따라 영남 주류 의원들을 향한 '물갈이론'이 충청 정가까지 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달 23일 충남도청에서 인요한 위원장을 만나 "중진이라고 하면 충청도 따로 있고 서울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중진들이나 지도부에 있는 분들이 어려울 때 희생과 헌신을 먼저 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중진 희생론'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충청권에도 현재 5선 의원으로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정우택(충북 청주 상당구), 4선 이명수(충남 아산갑),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 등이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다. 장 의원과 같은 3선은 이종배(충북 충주),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이 포진돼 있다.

특히 정진석 의원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불거진 세종 등 험지 출마설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충청권 전체가 험지라는 인식이 적지 않은 만큼, 충청 정가에 대한 희생론이 요구될 경우 큰 반발이 예상된다. 현재 국민의힘은 충북의 경우 5대 5이며, 충남은 11개 선거구에서 과반 이하인 5곳만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과 세종도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전체 선거구를 독차지 중이다.

홍문표 의원은 지난달 16일 BBS 인터뷰에서 "충청권도 수도권 못지않은 험지이기 때문에 한 곳 두 곳이 잘못됐을 때 전체가 어그러지는 그런 선거의 모양새"라며 "충청권의 어려움도 우리 당에서 분석해 대책을 내놓아야 되는데 수도권 얘기만 하니까 충청의 민심은 사실상 더 좋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가 대표직만 사퇴했을 뿐 자신의 지역구(울산 남구을)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 많은 것도 반발을 일으킬 요소 중 하나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김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은 지키려고 하는 분위기"라며 "최소 대표직 사퇴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 대표 사퇴 후 여당이 어떤 시나리오로 총선을 이끄냐에 따라 충청권 판세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을 맡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사실상 '김기현 지도부 시즌2'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최소 윤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등 쇄신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우선 김 대표가 혁신안에 대한 화답을 보여준 만큼 향후 국민의힘의 행보에 따라 중진의원 사이에서도 위기감이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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