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뮤지컬은 저를 세상 밖으로 꺼내준 '동아줄'이에요"

장병호 2023. 12. 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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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 10주년 기념 공연 출연
13년 전 '아이돌' 꼬리표, 이젠 당당한 뮤지컬배우
뮤지컬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 대표도 겸해
"뮤지컬제작? 언젠가 기회되면 할 수 있을지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이 저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어요. 뮤지컬은 저에게 하나밖에 없는 동아줄과 같았죠.”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배우 김준수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준수는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드라큘라’ 10주년 기념공연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오디컴퍼니)
13년 전 인기 절정의 아이돌 가수였던 김준수(37)가 뮤지컬배우로 무대에 올랐을 때, 그가 미래에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배우이자 뮤지컬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 대표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에게는 ‘아이돌 출신 뮤지컬배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실력 대신 인기로 뮤지컬 주연을 꿰찼다는 편견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김준수에게 그런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무대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제 김준수는 장기 공연이 쉽지 않은 국내 뮤지컬시장에서 ‘10주년’ 작품을 무려 3편이나 보유한 뮤지컬배우다. ‘모차르트!’와 ‘엘리자벳’, 그리고 지난 6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드라큘라’다.

돌아온 ‘드라큘라’, 보다 인간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 예고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배우 김준수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준수는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드라큘라’ 10주년 기념공연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오디컴퍼니)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준수는 “무대에서 작은 실수라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뮤지컬을 하다 보니 어느새 ‘드라큘라’까지 10주년을 맞이하게 됐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뮤지컬 데뷔 때 강박 같은 게 있었어요. 제가 무대 위에서 하는 실수는 다른 뮤지컬배우의 실수와 다르게 평가할 것이라는 생각이었죠.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늘 완벽해지려고 했어요. 지금도 부담은 그대로예요. 매회 관객 중 최소 1~2명은 저를 처음 볼 것이고,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관객도 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저를 통해 관객 또한 뮤지컬을 사랑하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드라큘라’는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잘 알려진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참여했다. 김준수는 이번 다섯 번째 시즌까지 매번 드라큘라 역을 맡아 작품의 흥행을 견인해 왔다.

이번 공연에선 보다 인간적이면서 입체적인 성격의 드라큘라를 예고한다. 김준수는 “그동안 목소리, 말투, 움직임까지 인간이 아닌 캐릭터로 드라큘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이번엔 드라큘라의 숨겨진 인간적인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주려고 한다”며 “‘쉬’(She)라는 넘버에서 드라큘라가 아주 잠깐이나마 자신이 흡혈귀가 되기 전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을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카드도 없는 소속사 대표, 수익으로 다양한 콘텐츠 구상”

뮤지컬 ‘드라큘라’ 2023년 공연 장면. (사진=오디컴퍼니)
‘드라큘라’의 또 다른 상징은 김준수만 선보이는 ‘빨간 머리’다. 그러나 내년 3월 3일까지 공연하는 이번 ‘드라큘라’가 ‘빨간 머리’ 김준수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무대가 될 전망이다. 김준수는 “이번엔 10주년 공연인 만큼 그동안 작품이 사랑받은 요소를 총망라한다는 의미에서 염색을 결정했다”며 “다음 시즌에도 출연하게 된다면 염색을 하지 않고 새로운 드라큘라를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김준수의 뮤지컬에 대한 애정은 그가 세운 뮤지컬배우 매니지먼트 전문 회사 팜트리아일랜드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21년 자신의 1인 기획사로 출발한 팜트리아일랜드는 현재 김소현, 서경수, 손준호, 양서윤, 정선아, 진태화 등 국내 뮤지컬계 대표 배우들이 소속된 회사로 성장했다. ‘팜트리아일랜드 콘서트’는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이 생소한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자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콘텐츠도 제작 중이다. 김준수는 “뮤지컬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 되든 안 되든 이것저것 해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저는 제 회사에서 배우로만 수익을 받지 대표로서의 월급은 1원도 없어요. 직원들도 갖고 있는 법인카드도 저는 없고요. 하하하. 회사를 통해 생기는 수익이 있다면 그걸로 뮤지컬과 관련해서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해요. 뮤지컬 제작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어요.”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은 배우 김준수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준수는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드라큘라’ 10주년 기념공연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오디컴퍼니)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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