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로비자금 교부' 혐의 김태오 DGB 회장 징역4년 구형(종합)

김정화 기자 2023. 12. 1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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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전경사진. 2021.04.2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캄보디아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 취득을 위한 로비자금을 현지 브로커에게 교부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오 DGB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종길)는 13일 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태오(69) DGB 금융지주 회장 등 4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피고인들은 당시 DGB대구은행 은행장 겸 금융지주 회장이던 현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당시 DGB대구은행 글로벌본부장(상무) A씨, DGB대구은행 글로벌 사업부장 B씨, 캄보디아 현지 특수은행 부행장 C씨 등 4명이다.

검찰은 구형에 앞서 "피고인들은 프로세싱 피(Processing Fee)나 컨설팅 피(Consulting fee) 등의 다양한 표현을 받아들이면서도 로비 자금이라는 단어는 검찰이 일방적으로 뇌물 사건의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악용하는 표현이라고 주장하지만 증언, 보고서 등에 따르면 결국 뇌물성은 부인되지 않는다고 사료된다"고 했다.

이어 "대구은행은 대구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최근 시중은행 전환에 나서며 지역민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한 대구은행이 금융기관 임직원으로서의 직무 윤리를 망각하고 자회사가 소재한 국가의 후진적인 운영에 따라서 뇌물을 제공하면서 인허가를 받고자 했다는 것만으로도 대구은행 그리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신뢰도와 국격을 실추시켰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진행된 범행이며 교부된 뇌물 용도 자금의 액수도 약 40여억원에 이르며 해당 금원은 전액 환수되지 않았다"며 "직원들로 하여금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도록 사법 방해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이 된다. 현지 관행에 편중해 이뤄진 범행으로 보이는 점, 개인적으로 취득한 금전적 이익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에게 징역 4년,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 B씨에게 징역 3년, C씨에게 징역 2년과 피고인 모두에게 벌금 82억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이 구형한 벌금 액수인 82억원은 뇌물액인 로비자금(40여억원)의 2배다. 양벌규정에 따라 범죄행위로 얻은 이익(이익이 공여액보다 적거나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공여액)이 5억원을 초과할 때에는 그 이익(이익이 공여액보다 적거나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공여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을 필수적으로 부과해야 한다.

최후 변론에서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의 변호인은 "국제 상거래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사실 분명하다. 이 사건은 한 나라 정부가 인허가하는 공적 업무임으로 상거래 업무(물건을 사고파는)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며 "부정한 목적에 대한 증명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사람에게 돈이 갔는지, 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전혀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기관에 지급되는 돈은 뇌물성은 가질 수 없다"며 "뇌물죄는 상대방이 공무원이어야 하고 직무와 관련해서 주는 것이다. 직무와 관련성이 없는 자가 '내가 공무원이니 인허가 내줄게' 해서 돈을 받아도 뇌물죄가 성립할 수 없다. 피해가 없는 사건인 점, 국제 거래 공정성을 해친 것도 없는 점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셔서 억울할 일 없는 판단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대구=뉴시스] 김태오 DGB 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사진 = 뉴시스 DB) 2023.1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은 "이 사건의 법적인 책임을 명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 판단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지역사회의 경제적 버팀목으로, 지역민의 신뢰를 받는 정직한 기업이지 불법적인 방법으로 비정상적인 영업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누차 강조해 드리고 싶다"며 "전임 행장의 사건으로 후유증이 잘 알고 있는 조직이다. 몇몇 사람이 공모해 위법 행위를 도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대부분 임직원은 캄보디아 사회에 대한 무지로 인해 현지 직원들이 사기를 당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구은행 출신도 아니며, 제가 무슨 용기로, 이 나이에 무슨 욕심으로 이러한 위법을 저지르겠냐. 부디 제출된 기록을 면밀히 파악하셔서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최후 진술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DGB 특수은행(Specialized Bank; SB)의 상업은행(Commercial Bank) 인가 취득을 위해 캄보디아 금융당국 공무원 등에 대한 로비자금 350만달러를 캄보디아 현지 브로커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로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DGB SB가 매입하고자 하는 캄보디아 현지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부풀려 로비자금 300만달러가 부동산 매매대금에 포함되는 것처럼 가장해 브로커에게 교부한 혐의(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횡령)도 받았다.

특수은행은 여신업무만 가능하지만, 상업은행은 수신, 외환, 카드, 전자금융 등 종합 금융 업무가 가능하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브로커에게 뇌물을 제공하더라도 직접 뇌물을 공여한 행위와 동일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2018년 11월 신설된 국제뇌물방지법 제3조 제2항을 최초로 적용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10일 오전 11시께 진행될 예정이다.

[대구=뉴시스] DGB 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 = 뉴시스 DB) 2023.12.13. photo@newsis.com


한편 DGB 대구은행 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대구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과 관련한 이번 사건의 구형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하고 있다"며 "정도경영을 최고의 경영가치로 추구해온바 불법으로비자금을 지시하거나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했다는 검찰의 일방적 주장은 신빙성이 매우 낮다. 검찰에서 제기하는 불법 로비 자금 조성 지시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한다"고 했다.

이어 "대구은행은 캄보디아 상업은행 전환에 있어서 사회공헌을 통한 상업은행 전환의 원칙과 규칙이 세워져 있었으므로, 어떠한 불법적 동기가 없었다"며 "캄보디아 현지 에이전트가 벌인 사기극일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기타 법리적으로도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가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법원의 선고 기일에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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