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유럽 노선 운항 안전할까…잇단 기체 결함에 우려 목소리↑
시간준수율·지연율, 국내 항공사 평균에 못 미쳐
안전 투자는 미미…장거리 노선 운영 불안감 커져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의 기체 문제로 인한 운항 지연이 잇따르면서 승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일어난 운항 지연이나 결항이 6건에 달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을 이관 받을 경우 제대로 승객들을 실어 나를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간 준수율·지연율, 국내선·국제선 모두 평균 이하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새벽 태국 방콕 돈므앙공항에서 출발해 청주공항으로 향하려던 티웨이항공 TW184편이 엔진 결함으로 결항됐다. 승객 185명을 태운 이 여객기는 활주로로 이동하는 동안 경보음이 울리고 탄 냄새가 기내를 채우면서 긴급 정비에 들어갔다. 해당 여객기 이륙은 9시간 넘게 지연되다가 결항됐다.
전날인 지난 10일에는 김해발 김포행 티웨이항공 TW962편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돼 결항했다. 기내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들은 활주로에서 한 시간 이상 기다리다 결항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대체할 항공편이 없어 티웨이항공 측은 승객들이 김해에서 김포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버스 4대를 투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최근 들어 잦다는 점이다. 티웨이항공의 기체 결함으로 지연되거나 결항된 항공편은 이달에만 3건, 최근 넉 달간 6건에 달한다.
티웨이항공의 운항 지연은 통계로도 나온다. 국토부의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시간 준수율은 10개 국내 항공사 평균(74.2%)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국내선의 경우 3분기 시간 준수율은 65.6%다. 에어서울(58.7%)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국제선의 시간 준수율 역시 76.7%로 평균(78.4%)에 못 미친다.
티웨이항공은 '2022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국내선 시간준수성에서 에어서울과 유이하게 B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착륙 시간을 기준으로 지연운항 여부를 평가하는 시간준수성의 기준은 게이트 출발·도착 기준 15분이다.
지연율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의 올 3분기 국내선의 지연율은 33.9%로 국내 항공사 평균인 24.9%에 10%p 가까이 높다. 국내선 지연율의 경우 △1분기 30.7% △2분기 33.3% △3분기 33.9% 등 분기가 지날수록 올라가고 있다. 3분기 국제선 지연율 역시 23.2%를 기록하며 평균(21.5%)보다 높다.
기상악화 등 환경적 요인도 지연 사항에 포함되지만 티웨이항공의 경우 기체 결함으로 인한 지연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발생한 운항 지연과 결항이 모두 기체 문제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안전 투자에 소홀히 한 채 매출에만 신경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진에어 누르고 LCC 2위로…EU는 운영 능력에 의구심
티웨이항공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누적 영업이익 누적 수송객수(1~10월) 등 지표에서 진에어를 앞지르며 저비용항공사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티웨이항공의 3분기 누적 매출은 9898억원, 영업이익은 1371억원을 기록했다. 10월 매출을 포함하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송객 수에서도 티웨이항공은 올 10월까지 826만여 명을 기록했다. 820만여 명을 실어 나른 진에어를 근소하게 제쳤다.
하지만 안전 투자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티웨이항공의 올해 안전 투자 계획 규모는 1177억원이다. 진에어(4774억원), 제주항공(4020억원), 에어부산(1910억원) 등 다른 LCC보다 적다. 지난해 역시 티웨이항공의 항공 안전 투자액은 361억원에 불과해 진에어(3917억원)의 10%도 되지 않았다.
업계에서 우려하는 점은 티웨이항공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유럽 집행위원회(EC)가 제기하는 경쟁제한성 우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기업 결합을 승인받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4개 노선 슬롯(특정시간대 공항에 이착륙할 권리) 등을 티웨이항공 측에 이관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중대형기 A330-300 3대 포함 총 30대 기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과 같은 장거리 노선을 운행하기는 A330-300으로는 역부족이다. A330-300 중대형기 2대를 포함해 총 7대의 항공기를 내년에 추가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유럽 노선을 운항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A330-200 항공기와 조종사 100명을 포함한 승무원 인력 등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럽 노선을 확보하더라도 최근의 상황을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유럽 집행위 역시 대한항공에 "티웨이항공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해진다. 티웨이항공의 장거리 노선 운영 경험과 인력, 정비 등에서 불안함을 드러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 기체 결함이 계속 발생한다는 점은 눈여겨봐야한다"면서 "LCC를 넘어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기 위해선 대내외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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