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시선] 정부 행정망 데이터 안전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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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행정망 먹통 사태가 남긴 후유증은 정부의 총체적 무능이거나 도덕적 해이로 요약된다.
행안부가 이후 공식적으로 밝힌 행정망 먹통 원인을 라우터(L3)포트 불량에서 찾은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런데 이번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에 대한 문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이런 과정을 외면하거나 회피한다면 차후 또 다른 행정망 먹통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 조사는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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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히 나온 건 없다. 정부의 불철주야(?) 노력 끝에 일부 장비 노후화가 문제였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게 전부다. 그러나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일부 시스템 장애 등을 감안할 때 원인을 장비 노후화로 지목한 것은 너무 안일한 대응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사태 초기에 밝힌 것처럼 인증시스템의 오류가 원인이라면 시스템 장애가 지속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행안부가 이후 공식적으로 밝힌 행정망 먹통 원인을 라우터(L3)포트 불량에서 찾은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통상 정보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80%가량은 데이터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에 대한 문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장비 노후화에 따른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행정망의 데이터 안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대체적인 파악이 필수적이다. 이런 과정을 외면하거나 회피한다면 차후 또 다른 행정망 먹통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 조사는 필수적이다.
현재 국가행정망은 통일되고 일관된 대응체계가 없는 게 문제다. 서로 다른 시기 행정망 구축에 참여한 각기 다른 업체들이 각자 알아서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통합된 데이터 대응체계가 미흡하다 보니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은 미로 속을 헤매는 일이나 진배없다.
일각에서는 원인 파악은 고사하고 행정망 운영을 맡고 있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시도가 있다는 뒷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 행정망은 시스템 노후화가 지속됐지만 지난 1998년 1단계 사업을 시작으로 2009년 시군구 행정정보 고도화 이후 유지관리가 계속돼 14년간 사실상 시스템 유지·관리만 이어져오고 있다. 지방행정공통시스템과 중앙부처, 유관기관 등 301개 기관 1만245종의 시스템이 연계돼 있으며 연계 발생건수는 2019년 통계로 5억4000만건에 이른다.
이처럼 시스템의 노후화와 복잡도는 계속 증가했지만 상황에 걸맞은 적절한 업데이트는 하지 못했다. 특히 유지·보수 업체를 1년 단위로 선정해 운영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데이터 관리는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지금처럼 본질적인 문제는 놔둔 채 응급 땜질식의 처방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행정망 운영관리를 전담할 별도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을 중심으로 시스템 운용은 물론 데이터 수준과 처리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ktit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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