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불출마 줄잇는데… 민주 친명 실세·86중진은 `침묵`
홍성국·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내 주류인 친명(친이재명)계·586중진들도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권에서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3선) 의원의 불출마에 이어 김기현 대표까지 사퇴하며 기득권을 내려놓은 만큼, 여기에 맞설 인적 쇄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당내에서 간간히 불출마 선언은 이어지지만, 당의 주류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차원의 자기희생은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불출마 선언문을 통해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고, 때로는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받기도 했다"며 "이런 한계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한 저는 국회의원보다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경제통으로 꼽히는 홍 의원은 평사원으로 시작해 미래에셋대우 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영입됐다.
뒤이어 이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라"며 "22대 총선에 남아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에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요구하며 현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에 불출마하고, 출마 지역구를 당에 위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현실론'을 내세워 병립형 회귀를 시사하고 있다. 이에 출마 기회를 완전히 내려놓겠다는 선언으로 배수진을 친 것이다. 판사 출신인 이 의원도 홍 의원과 마찬가지로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영입된 인재다.
이로써 민주당에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이 6명이 됐다. 앞서 6선 박병석 의원, 4선 우상호 의원, 초선 강민정·오영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의장을 지냈고 초선이 4명이다.
그러나 친명 지도부를 비롯한 586중진의 당을 위한 희생은 전무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 의원의 불출마와 김대표의 사퇴로 인적 쇄신의 물꼬를 튼 국민의힘에 크게 밀린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선 주류 인사 중 불출마 결단을 내린 사례가 없고, 지난해 6월 3선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역구(서울 중·성동갑)를 '험지'인 서초을로 옮긴 정도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와 민주당이 홍 의원을 버렸다"며 "민주당 권력 친명 기득권 정치인들은 꿈쩍도 안 하며 요직을 차지하고 공천권을 쥐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못하다. 장제원 의원도 하는데 이재명 대표는 왜 못하나. 친명 인사들은 왜 안 하나"라며 "선도적 결단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지도부는 본격적인 공천 국면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의원들의 '결단'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인라 한 라디오에서 인적 쇄신과 관련, "자연스럽게 시작될 것이며, 그 전에 산발적으로 인적 쇄신이 있었다"며 "(추가로 나올) 가능성은 열려있고 총량을 봐도 당은 이미 많이 해왔다"고 말했다.
여당의 혁신바람에 지도부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여권에서 주류의 불출마나 기득권 내려놓기가 연이어 나오는 반면, 민주당이 잠잠할 경우 쇄신 경쟁에서 밀려 선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상당히 의식된다"며 "586중진이나 현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올드보이에게도 불출마 결단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스템공천이라는 게 존재하고, 강제성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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