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퇴출' 대신 '전환'…COP28 당사국, 하루 늦게 합의문 채택

정혜인 기자 2023. 12. 13. 18: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이 아닌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 합의로 막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회 의장국이 산유국인 UAE라는 점을 앞세워 "합의문 내 화석연료 퇴출 문구 삭제는 총회 개막 이전부터 결정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등 산유국 반대에 합의안 마련 난항…
폐막일보다 하루 늦은 13일에 합의문 발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의장(가운데)이 13일(현지시간) 당사국 본회의에 앞서 박수를 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이 아닌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 합의로 막을 내렸다.

이번 총회의 의장국인 UAE는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당사국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탈(脫)화석연료 전환' 합의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UAE 컨센서스는 우리 경제를 재정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UAE는 "재생 에너지를 3배로 늘리고, 에너지 효율을 2배로 높이겠다는 것은 글로벌 목표"라며 "더 많은 석유 및 가스업체들이 메탄(온실가스)과 배출에 대해 처음으로 나서고 있다. 그리고 최종 합의문에는 화석 연료에 대한 문구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합의문에는 "정의롭고 질서 있는 공평한 방식으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이 중요한 10년 동안 행동을 가속해 2050년까지 순제로(탄소제로) 배출을 달성할 것"을 촉구했다.

UAE의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의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화석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억제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산유국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강력한 합의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이기도 그는 "우리는 함께 현실을 직시하고 세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자찬했다.

주요 외신은 이번 합의문에 대부분의 당사국이 원했던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제를 지탱한 연료인 석유와 가스에서 벗어나자는 언급은 이전 기후변화 협약 문서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며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새로운 지평을 연 결과"라고 합의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아랍에미리트(UAE) 엑스(옛 트위터) 계정

통신은 이어 "(합의문 내) 목표가 얼마나 빨리 현실화할지는 오늘 협상을 타결한 외교적 담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 소비자, 각국 정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각국의 합의문 이행 중요성을 언급했다. 알 자베르 의장도 "합의는 이행에 달려 있다"며 "우리는 이 합의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OP28 합의문은 당초 12일에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앞서 공개된 합의문 초안에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가 빠졌고, 최종 합의문에도 포함되지 않을 거란 소식이 퍼지면서 미국, EU 등의 비판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UAE는 "해당 초안은 아직 공식적으로 합의된 문서가 아니다"라며 폐막일 12일 다음 날인 13일 오전 당사국 회의를 다시 열고 합의문 채택을 논의했다.

앞서 주요 외신은 합의문 초안에서 '화석연료 퇴출' 문구가 빠진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반대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회 의장국이 산유국인 UAE라는 점을 앞세워 "합의문 내 화석연료 퇴출 문구 삭제는 총회 개막 이전부터 결정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