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를 물에 '찍먹' 하는 앵무새…사람처럼 '식감'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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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한 과자를 커피나 우유에 적시면 부드러운 식감으로 변한다.
13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대 연구팀은 최근 앵무새가 먹이를 물에 넣어 눅눅한 상태로 만들어 먹는 습성을 확인하고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사이먼 리더 캐나다 맥길대 교수는 "앵무새들이 식감 형성을 위해 먹이를 물에 빠뜨리는 행동은 이전에 과학적으로 보고되지 않은 놀라운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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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한 과자를 커피나 우유에 적시면 부드러운 식감으로 변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눅눅한 식감을 과자 본래의 식감보다 선호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하는 이같은 일종의 ‘미식행위’를 앵무새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먹이를 섭취하지 않고 음식을 즐긴다는 것이다.
13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대 연구팀은 최근 앵무새가 먹이를 물에 넣어 눅눅한 상태로 만들어 먹는 습성을 확인하고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사이먼 리더 캐나다 맥길대 교수는 “앵무새들이 식감 형성을 위해 먹이를 물에 빠뜨리는 행동은 이전에 과학적으로 보고되지 않은 놀라운 사실”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12일 동안 머리에 깃이 달린 호주산 앵무새 18마리를 관찰하면서 먹이를 먹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기록했다. 식빵 모서리를 튀긴 바삭바삭한 빵(러스크), 말린 과일 조각, 씨앗 그리고 새 모이를 주면서 어떻게 섭취하는지 살폈다.
앵무새 중 7마리는 실험 기간 중 적어도 한 번은 먹이를 물에 담갔다. 다양한 먹이 중에서도 러스크가 물에 넣었다 빼먹는 빈도가 가장 높았다. 앵무새들은 러스크가 충분히 부드러워질 때까지 물에 적시는 모습을 보였다.
앵무새들이 물에 잘 넣지 않는 먹이도 있었다. 말린 바나나와 코코넛의 경우 가끔씩 물에 담갔다 빼 먹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건조한 상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앵무새가 먹이에 따라 선호하는 식감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앵무새들은 건조하고 딱딱한 여러 종류의 먹이 중에서도 물을 잘 흡수하는 먹이를 눅눅한 질감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풍미가 없는 먹이도 물에 담그는 모습은 단순히 먹이를 씻기 위한 행동이 아닌 식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행동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식감을 조절하는 것은 앵무새들이 일반적인 동물과는 다른 충동 조절 능력을 지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최고의 식감을 만들기 위해 시간과 공을 들이고 이로부터 얻어낸 만족감을 즐긴다는 것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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