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바람의 손자' 이정후, 샌프란 돌풍 예고
포스팅 시스템 美진출 몸값
아시아 출신 야수 중 최고
SF단장, 서울 찾아 영입나서
내년 주전 외야수 활약 기대
키움도 거액 이적료 받을 듯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1억달러의 사나이'로 거듭난다. 한국프로야구(KBO) 간판 타자로 활약해온 이정후는 꿈의 무대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성을 눈앞에 뒀다.
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이정후가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MLB 내 계약 관련 대표 소식통인 존 헤이먼 뉴욕포스트 기자, 켄 로즌솔 디애슬레틱 기자 등은 "계약 규모는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약 1500억원)다. 계약서에는 4년 뒤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항도 포함됐다"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전했다. 옵트아웃 조항을 기반으로 이정후는 4년 뒤인 2027시즌 종료 후 원할 경우 남은 계약을 파기하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가 또 다른 '대박'을 꿈꿀 수 있게 된다.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이정후 측은 아직 상호 간 계약에 관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내 보도를 종합하면 이정후는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의 계약을 체결하고 MLB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구단의 동의를 얻은 뒤에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야 한다.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KBO리그에서 MLB로 건너간 한국 선수 중 역대 최고 계약 기록을 3배 넘게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2년 말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받은 6년 3600만달러(약 470억원)가 최고였다.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서도 야수 중 최고 수준 계약액이다. 지난해 일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총액 9000만달러(약 1182억원)에 계약한 것을 넘어섰다. 역대 아시아 선수 포스팅 최고 계약액은 2014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가 기록한 7년 1억5500만달러(약 2040억원)다. FA 계약까지 범위를 넓히면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달러(약 1700억원)에 계약한 추신수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높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 히어로즈를 통해 KBO리그에 데뷔해 국내 간판 타자로 꾸준히 활약해왔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의 대를 이은 '2세 야구 스타'로 인기를 모으며 '바람의 손자'라는 별칭도 얻었다. KBO리그에서 7시즌 통산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등을 기록한 그는 골든글러브 5회 수상, 2017년 신인상,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등 개인 타이틀도 획득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7월 발목 부상으로 잠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복수의 MLB 구단이 이정후를 향해 꾸준하게 관심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이었던 팀이 샌프란시스코였다.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지난 10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직접 찾아 이정후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기립 박수를 보내는 등의 행보로 눈길을 모았다.
올 시즌 MLB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그쳐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던 샌프란시스코는 오프 시즌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했다. 그중에서도 확실한 주전급 중견수가 필요했던 샌프란시스코는 일찌감치 이정후에게 적극 구애했고 1억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MLB닷컴은 "이정후의 합류로 샌프란시스코 외야진이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인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이정후가 내년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중견수를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이정후는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 김광현, 김하성에 이어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빅리그 무대를 밟은 6번째 선수가 된다. 특히 이정후는 원소속팀 키움에 적지 않은 돈을 선물로 안긴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선수를 영입하면 MLB 구단은 원소속팀에 이적료를 지급한다. 계약 총액에 따라 보상금 규모가 결정되는데, 규정에 따라 키움은 샌프란시스코로부터 1882만5000달러(약 248억원)라는 거액의 보상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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