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첫 여성 CEO…쇄신 인사 이어진다
40대 수장으로 대표 전격 교체
김범수 "새 카카오호 건조"
정신아 대표 "미래사업 집중
변화 타이밍 놓치지 않겠다"
계열사 '물갈이 인사' 주목
가맹택시 수수료 2.8%로 인하
카카오가 본사 사령탑으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13일 전격 내정했다. 그는 카카오 창사 이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된다. 이날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예상보다 빨리 대표 교체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든 데는 그만큼 조직 쇄신에 대한 절박함과 시급성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리더십 변화를 시작으로 회사 구조와 조직문화, 사업 방식까지 모두 뜯어고치는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브라이언톡'에서 연내 카카오를 비롯한 경영진 교체 발표를 시사한 김 위원장 발언이 나온 지 이틀 만이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카카오호를 건조하고 이끌어갈 리더십 변화"라고 설명했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 특유의 느슨한 자율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강력한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본사 중심의 구심력을 강화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카카오는 지난 10월부터 7주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대내외에서 잡음이 계속 터져나오면서 내년도 사업계획마저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당장 정 내정자는 '쇄신 태스크포스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기게 된다. 특히 전면에 등판한 김 위원장과 보폭을 맞춰 혁신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는 지난 9월부터 그룹 독립기구인 CA협의체 내 사업총괄과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아 핵심 사업 중심의 재편 등 쇄신 주요 어젠다에 관여했다.
우선 4000여 명에 달하는 카카오 조직을 추스르고 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숙제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이지만 외형에 걸맞지 않은 카카오 내부 시스템을 혁신하고 각종 수사와 조직 내부 갈등 등 산적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도 급선무다. 대외적으로는 바닥으로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도 정 내정자가 맡은 중책이다.
정 내정자를 중심으로 '문어발 기업'이라는 오명을 썼던 카카오의 체질 변화도 기대된다. 계열사를 확장하고 계열사와 그 임원들에게 막강한 권한을 위임하는 기존 성장 방식을 버리고 본사가 모든 결정을 주도하는 체제로의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공동체 차원의 후속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은 모두 내년 3∼4월 임기가 끝난다. 이들 계열사 CEO를 포함해 카카오 임원진까지 중폭 이상의 물갈이 인사도 점쳐진다.
IT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김범수 키즈'로 불리는 복심을 주로 기용하는 카카오 문화를 탈피하는 시작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 내정자의 평판과 경력을 두고 카카오 안팎에서는 '회사 규모는 대기업인데 내부 시스템은 스타트업 수준만도 못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카카오의 거버넌스와 조직문화를 바꿔나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카오의 실적을 개선하고, AI 등 미래 성장 동력 육성 전략을 짜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정 내정자는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편 한국을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40대 여성 CEO가 수장을 맡아 경쟁하는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작년 3월부터 최수연 대표(42)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단독대표에 오른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내년 3월 퇴진을 앞두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가맹 택시 수수료율을 2.8%로 낮추기로 했다. 택시 업계와 진행한 간담회에서 수렴한 업계 의견을 반영해 이 같은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카카오 가맹 택시의 기존 실질 수수료율은 3%가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상덕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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