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사 아니면 비번 바꾸기 어렵다"…애플 新 도난기기 보호기능 어떻길래

iOS 17.3 베타 버전에 '도난 기기 보호 설정' 테스트 진행
암호 접근 및 변경·결제 정보 확인 시 반드시 생체인증
낯선 장소서 설정변경 시 1시간 지연…기기 자체 잠금은 X

애플의 '도난 기기 보호 설정' 기능. (사진=애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아이폰을 도둑맞거나 잃어버렸을 경우에도 애플 계정을 보호할 수 있는 보안대책을 내놨다. 훔친 아이폰을 이용해 애플 아이디(ID)나 아이클라우드 등 계정 비밀번호를 바꾸려고 시도할 경우, '나의 아이폰 찾기' 기능을 끌 경우 반드시 얼굴 혹은 지문과 같은 생체 인증을 거치도록 했다. 집이나 직장 등 이용자의 평소 동선이 아니면 생체인증을 통해 바꾸더라도 1시간 이상 지연된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새로운 '도난 기기 보호 설정'을 iOS 17.3 베타 버전에 추가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애플ID 계정 정보를 변경하거나 결제 정보 등을 확인하려면 얼굴인식(페이스ID), 지문인식(터치ID)를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기능은 일반 사용자에게는 내년 초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업데이트는 최근 뉴욕, 시카고, 뉴올리언스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아이폰을 훔치거나 비밀번호 등을 탈취한 뒤 이를 활용해 돈을 훔치는 등 범죄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추진됐다. 특히 일부 소매치기범들이 아이폰 사용자들이 4~6자리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을 몰래 확인한 뒤 아이폰을 훔치는 사례도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탈취한 비밀번호로 애플 계정 암호를 바꿔 휴대폰을 초기화한 뒤 재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새로운 도난 기기 보호 설정이 도입되면 아이폰 내 저장된 암호에 접근할 때, 애플 아이디 비밀번호를 바꿀 때, 결제 정보를 확인할 때, '도난 기기 보호' 기능을 끌 때, 생체인증 기능을 비활성화할 때 반드시 얼굴인식, 지문인식 등 생체인증을 거쳐야 한다.

아울러 생체인증을 거치더라도 집과 회사 등 평상시에 오가던 동선이 아닌 낯선 장소에서 이들 설정변경을 시도하면 설정 변경 후 1시간 뒤에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외에도 신규 애플 카드 신청, 콘텐츠 설정 및 삭제, 분실 모드 끄기, 애플 캐시 계좌 이체, 사파리 저장 결제 수단 사용 등도 모두 생체인식을 거쳐야만 쓸 수 있게 보안이 강화된다.

다만 이 기능은 기기 잠금까진 할 수 없다. 가령 아이폰 도둑이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다면 아이폰 속 사진과 앱, 문자 등을 볼 수 있다.

이에 WSJ는 공공장소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비밀번호 자체도 단순한 4~6자 숫자가 아닌 문자와 숫자를 합한 어려운 비밀번호로 바꿀 것을 권고했다. 금융 앱 등에서는 개인식별번호(PIN)를 별도로 추가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애플은 도난 기기 보호 설정 기능이 출시되면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해당 기능은 사용자가 설정에 들어가 별도로 기능을 켜야만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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