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장애 영아 살해' 부모·외조모 혐의 부인…검찰은 중형 구형

선고는 내년 1월 19일 진행 예정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40대 친부가 14일 경기도 용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07.14.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검찰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기를 출산 당일 퇴원시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부모와 외조모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13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친부 A씨와 친모 B씨, 외조모 C씨 등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징역 12년, B씨에게 징역 7년, C씨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를 치료해 주려 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갑자기 낙태하려고 했고 피해자가 죽어서 태어난 줄 알았다, 낙태가 죄가 되지 않는 것을 알면 수사기관에서 낙태했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진술 번복을 수사기관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범죄의 중대함을 인식하고 제대로 반성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38주 이후 자연분만 가능함에도 34주 된 몸무게 2kg의 피해자를 강제출산하고, 피해자가 살아서 태어나 치료 필요한 것을 알면서도 조치 없이 집에 데려가는 등 피고인들은 공모해 피해자를 살해한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존재와 죽음이 뒤늦게 확인된 피해자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재판부에서 현명한 판단해 주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60대 외조모가 14일 경기도 용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07.14. jtk@newsis.com

피고인들은 최후진술 내내 울먹이며 살인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친부 A씨는 "자기 자식을 죽이는 사람이 없다"고 오열했으며, 외조모 C씨도 "아이를 돌보고 분유 먹이고 그랬는데 갑자기 아이가 하늘나라로 갔다. 정말 아이를 죽이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친모 B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절실히 기다렸던 아이지만 세상에 태어나면 아이도 저희도 힘들 것 같아 마음 아프지만 낙태를 한 것"이라며 "진짜 아이가 살아서 태어난 줄 몰랐고 이를 8년 동안 말도 못하고 홀로 마음 삭히며 살아온 엄마와 신랑에게 미안하다. 저희는 진짜 살인한 게 아니다.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친부 A씨 등은 2015년 3월 6일 대형 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출산한 남자아이를 집에 데려온 뒤 하루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인근 야산에 매장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출산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기가 다운증후군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자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A씨 등의 진술을 토대로 용인시 처인구 소재 야산에 대해 2번의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시신은 찾지 못했다.

이 사건은 정부가 출생신고 없이 임시 신생아 번호로 남아있는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밝혀졌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아이를 낙태하기 위해 제왕절개를 한 것이었는데 아이가 살아서 태어났고 친모는 이를 알지도 못했다"며 "퇴원 후 외조모가 분유를 먹이기도 하는 등 정성스레 돌봤으나 잠든 사이 아이가 이유 모를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 사건 선고는 다음 달 19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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