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증권 내년 상반기부터 장내 거래 가능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 주식처럼 조각투자 증권도 거래할 수 있는 장내시장이 내년 상반기에 열린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거래소가 신청한 ‘KRX 신종증권 시장 개설’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내에 조각투자 방식의 비정형적 신종증권(투자계약증권·비금전신탁수익증권) 시장을 개설하는 내용이다. 분산원장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토큰증권(ST)이 아닌 기존의 전자증권 형태로 상장하는 방식이다.

조각투자는 미술품, 저작권, 부동산 등 일반투자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이나 권리를 기초자산으로 해 여러 투자자가 지분을 쪼개 투자하는 방식이다.

거래소는 조각투자회사 등이 발행한 투자계약증권과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의 상장 심사와 승인, 매매거래 체결 업무를 한다. 증권사는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된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신종증권의 매매를 중개한다. 투자자도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신종증권 거래를 할 수 있다.

금융위는 현행 자본시장법상 매매나 중개와 같은 유통 단계에서도 투자계약증권을 증권으로 인정하고, 거래소가 투자계약증권 시장을 개설·운영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부여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신종증권 시장운영규정을 마련하고, 매매체결시스템·상장공시시스템 등을 구축해야 하며, 이상거래를 적출할 수 있는 감시기준과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각투자 상품은 그동안 장외거래만 가능했는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경쟁매매 방식의 장내투자도 가능해졌다”면서 “증권 발행인도 분산원장기술 기반의 토큰증권은 소규모 장외시장에서 유통하고, 대규모 거래 상품은 전자증권 형태로 장내에서 운용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했다. 전자증권법을 개정해 토큰증권의 발행을 허용하고, 일정요건을 갖춘 발행인이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비정형적 신종증권의 장외 유통플랫폼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정형적 신종증권의 상장시장은 분산원장 기술의 처리 속도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의 전자증권으로 전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