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총선 불출마…민주당, '세종 갑' 전략공천 무게

당헌당규 따라 '불출마 지역' 전략 선거구 가능
野 예비후보들 중량감 ↓…이해찬 의중도 관건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세종 갑)이 13일 국회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세종 갑·초선)이 13일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세종갑 지역 판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 갑은 '민주당 텃밭'으로 꼽혀왔지만 지난 대선·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각축전을 펼친 끝에 잇달아 당선까지 거머쥔 만큼, 민주당 내부에선 선거구 수성을 위한 '전략공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보다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으로 여야를 막론한 예비후보들은 민주당의 공천 방향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내부는 확실한 승리를 위해 경선보다는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갑 지역 중 부강면, 금남면, 장군면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우세를 보인 데 이어 지방선거 때는 최민호 후보가 신도심인 일부 동 지역에서까지 우위를 점해 결국 시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헌 당규에서도 '불출마 및 사고위원회 판정 등으로 해당 선거구에 당해 국회의원 또는 지역위원장이 공석이 된 선거구'는 전략 선거구 선정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홍 의원이 당 지도부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불출마를 결정한 만큼 지도부와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세종 갑을 전략공천 지역구로 발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재 세종 갑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은 것도 전략공천설에 힘을 키우는 요소다.

특히 세종 갑이 정부세종청사 등 행정기관과 2030년 전후로 들어서는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을 아우르고 있다는 이유로 이에 걸맞은 후보가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다만 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해찬 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될 것이란 의견도 있어 전략 공천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과 이 전 대표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현재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춘희 전 세종시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고 있으나,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홍 의원도 인재 영입으로 전략공천 후 당선됐고, 현재 세종 갑에 출마해 당선될 수 있는 당내 자원들이 많은 만큼 전략공천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며 "전략공천에 따른 예비후보들의 반발도 예상되지만, 당헌 당규상 아무 문제가 없어 전략공천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증권사 평사원에서 시작해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미래에셋대우 사장까지 오른 홍 의원은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17번째 영입 인재로 합류, 전략공천돼 당선됐다. 홍 의원은 당선 후 민주당의 '경제통' 역할을 하며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등 행정수도 완성 의제를 이끌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