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철도' 오죽하면 국회 상임위마저 반대했겠나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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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 특별법'에 대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상임위라도 정신을 차리고 입법 폭주에 제동을 건 것은 다행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1980년대에 건설돼 2015년 확장된 88올림픽고속도로를 언급하며 "확장공사가 이뤄졌음에도 통행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면서 "동서 화합을 위해서 (달빛철도에) 10조원이 들어가야 되는 거예요? 우리끼리 화합하면 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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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 특별법'에 대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예비타당성조사 무력화, 재정 부담 등의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상임위라도 정신을 차리고 입법 폭주에 제동을 건 것은 다행이다. 여야 지도부도 선거를 앞두고 법안을 밀어붙일 게 아니라 국민 여론을 폭넓게 수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난 5일 열린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 회의록을 보면 특별법의 예타 면제 조항에 대한 논란이 가장 컸다. 특정 사업에 대해 특별법으로 예타 면제를 규정하면 앞으로 예타 제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급하게 진행됐는데 그런 식으로 대형 국책사업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법안을 심사했던 당사자로서 자괴감을 느낄 정도로 무리하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재정 부담을 지적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총연장이 199㎞인 달빛철도는 복선 고속철도로 지을 경우 11조3000억원, 일반철도로 한다 해도 8조7000억원의 건설비가 소요된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1980년대에 건설돼 2015년 확장된 88올림픽고속도로를 언급하며 "확장공사가 이뤄졌음에도 통행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면서 "동서 화합을 위해서 (달빛철도에) 10조원이 들어가야 되는 거예요? 우리끼리 화합하면 되지"라고 말했다.
헌정 사상 가장 많은 261명의 의원들이 공동발의한 점을 내세워 신속처리를 주장한 의원도 있었지만, 결국 특별법은 이날 소위 통과가 보류됐다.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이라는 여론에 국회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영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압력이 있더라도 국토위는 앞으로도 소신 있게 심의해야 한다. 공청회를 비롯해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두 푼도 아니고 10조원 가까이 들어가는 사업을 상임위에서 한두 달 만에 뚝딱 처리해선 안 된다. 지역 화합을 위해 철도를 놓자는 발상도 구시대적이다. 진정으로 동서 화합을 위한다면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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