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공급망 관리의 神 AS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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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2일 방문한 네덜란드 기업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그러고 보니 EUV 장비를 만드는 핵심 기술과 부품은 ASML의 것이 아니다.
EUV 장비에 들어가는 수만 개 부품 중 겨우 15%만 ASML이 자체 생산한다.
그런데도 어떻게 ASML이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업체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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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2일 방문한 네덜란드 기업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삼성전자든 TSMC든 이 회사 장비가 없으면 첨단 반도체 생산은 꿈도 못 꾼다.
그러나 EUV 생성 기술을 개발한 건 ASML이 아니다. 미국 기업 사이머다. 진공에서 시속 322㎞로 날아다니는 지름 0.003㎜의 주석 방울을 레이저로 두 번 맞히는 걸 초당 5만회 반복하면 EUV가 생성된다는 걸 알아냈다. 여기에 필요한 레이저 시스템을 10년에 걸쳐 개발한 회사는 독일 기업 트럼프였다. 부품만 45만개가 넘었다. 독일 기업 자이스는 생성된 EUV를 모으는 초순도 거울을 개발했다. 그 거울을 독일 크기로 확대해도 불순물은 0.1㎜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고 보니 EUV 장비를 만드는 핵심 기술과 부품은 ASML의 것이 아니다. 어디 그뿐인가. EUV 장비에 들어가는 수만 개 부품 중 겨우 15%만 ASML이 자체 생산한다.
그런데도 어떻게 ASML이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업체가 됐을까.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ASML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구슬을 꿰는 능력이다. 세계 수천 개 회사가 ASML의 요구에 맞는 정교한 제품을 생산해 납품한다. 그 모든 부품이 4년간은 수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해야 한다. 이를 위해 ASML은 부품 공급사의 부품 공급사까지 찾아다니며 품질을 관리한다. 한시도 공급사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결국 수천 개 기업으로 구성된 공급망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게 ASML의 핵심 역량인 셈이다.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책 '칩워'에서 "ASML의 진정한 역량은 광학 전문가와 소프트웨어 설계자, 레이저 회사를 비롯해 극자외선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지닌 수많은 관계자가 얽혀 있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조율해내는 것에서 나온다"고 했다.
ASML은 공급망 관리의 신(神)이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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