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메가 시티? 메가 클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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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대도시 보스턴을 비롯해 인근 케임브리지, 우스터, 월섬 등을 포함해 '보스턴 메트로폴리탄'으로 부른다.
이곳은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전통 있는 대학들의 밀집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미국 최대의 바이오·생명과학 클러스터이기도 하다.
보스턴 지역이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2010년대 이후 총 10억달러에 이르는 주정부의 전폭적인 투자가 마중물이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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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韓 바이오 산단 15곳에 분산
네트워크·연구 시너지 부재
대기업 중심 투자 발판삼아
미래 산업 클러스터 키워야
미국 동부 대도시 보스턴을 비롯해 인근 케임브리지, 우스터, 월섬 등을 포함해 '보스턴 메트로폴리탄'으로 부른다. 이곳은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전통 있는 대학들의 밀집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미국 최대의 바이오·생명과학 클러스터이기도 하다.
글로벌 제약사 상위 20개 중 18개의 본사나 연구개발(R&D) 센터가 자리 잡고 있으며 1000개가 넘는 바이오 기업, 미국 최고의 종합병원과 대학들까지 모여 있다. 당연히 투자와 인재들이 몰려든다. 보스턴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바이오 산업 종사자는 10만명에 이르며 간접적으로 연관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까지 합하면, 보스턴 일대는 일종의 바이오 메가시티인 셈이다.
고개를 돌려 국내를 보면 무려 15여 개의 바이오 산업단지가 전국에 분포해 있다. 대전·충청 지역에만 대전, 서산, 오송, 제천, 충주 등 5개에 이른다. 한정된 자본과 자원을 다수의 바이오 단지에 투입하다 보니 대부분 특정 가치사슬에 집중해 있고 클러스터의 가장 큰 목적인 규모와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산업 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3개의 핵심 요소와 2개의 지원 요소가 필요하다. 핵심 요소 첫 번째는 산업 네트워크 형성이다. 그 분야의 주도적인 대기업(앵커기업)과 다양한 중소·중견기업 및 스타트업이 공존해야 한다. 두 번째는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교육하고 공급하는 동시에 기반 연구를 수행하는 학교와 연구기관이 근거리에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정부 보조금이나 비영리 기금, 그 외에도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와 같은 민간 부문 자금이 지원과 투자의 형태로 기업과 연구기관에 투입돼야 한다.
지원 요소의 가장 핵심은 규제와 정책이다. 특허를 비롯한 지식재산권 보호 등의 법적 시스템, 그리고 R&D 및 제조 활동을 지원하는 각종 법규는 물론,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인프라다. 특히 해당 지역 내에 학군 조성, 배우자의 사회 활동을 위한 일자리, 문화와 여가 활동을 위한 소프트 인프라를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보스턴 지역이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2010년대 이후 총 10억달러에 이르는 주정부의 전폭적인 투자가 마중물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저변에는 위에서 언급한 클러스터의 핵심 그리고 지원 요소들이 수십 년에 걸쳐 쌓여왔다. 예를 들어 하버드대와 MIT에서 바이오 생명공학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제약사들이 이 지역을 찾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였다.
이러한 기반이 없는 국내에서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네트워크 형성을 시작점으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 중 가장 큰 규모인 송도에는 이미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의 선도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고, 다른 CDMO 및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추가 입주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대기업 투자 계획을 추진력 삼아 중앙정부와 지역정부는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필수적인 스타트업이나 글로벌 기술 보유 기업들의 추가 유치를 추진해야 한다. 또한 투자를 추진하는 대기업들은 인근 지방 대학들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관련 인력의 교육과 연구를 선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산업 네트워크에 대학과 연구기관, 각종 인프라까지 갖춘 지방의 미래 산업 클러스터는 자생력이 있는 거점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메가시티' 논쟁이 활발하다. 정치적 득실을 벗어나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한 주요 거점 도시별 '메가 클러스터 조성' 논의로 확장하기를 기대한다.
[유원식 맥킨지 시니어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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