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청자 청원에 내놓은 공식답변… '더 라이브 폐지 이유가 정말 이거라고?'
13일 '더라이브' '주진우라이브' '최강시사' 폐지 항의 및 박민 사장 퇴진 청원 20여건 답변
"킬러 콘텐츠의 초기 프로모션을 위한 전략적 편성 차원"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KBS가 '더 라이브' 등 일부 시사 프로그램 폐지, 박민 사장 퇴진 요구 등에 관한 시청자 청원에 답했다.
KBS는 오늘 13일로 답변 기한이 만료되는 청원을 비롯해 23건의 청원에 답했다. 박민 사장 취임 첫날인 지난달 13일부터 17일까지 게시돼 답변 요건인 1000명 동의를 얻은 청원글에 대해서다. 청원 내용은 '더 라이브' 폐지에 대한 항의가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진우 라이브' 및 '최강시사' 등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폐지 항의가 2건, '박민 사장 사퇴' 요구 7건, 기타 1건이다.
먼저 '더 라이브' 폐지 항의와 관련해 KBS 편성본부 멀티플랫폼전략국 멀티플랫폼전략부는 “공사(KBS)는 2021년 12월에 방송된 '태종 이방원' 이후 2년 만에 재개된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과 3년만에 돌아온 '개그콘서트', 그리고 10월 말에 시작해 시청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골든 걸스' 등 킬러 콘텐츠의 초기 프로모션을 위한 전략적 편성 차원에서 '더 라이브'를 지난 11월13일부터 4주간 대체편성하고, 2TV 채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12월 수시조정을 통해 폐지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예상되는 공사의 재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앞으로 공사는 2TV의 경우 킬러 콘텐츠 위주의 편성을 통해 2TV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진우 라이브' '최강시사' 등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폐지 항의 청원 2건에 대해선 “두 프로그램이 KBS라디오의 신뢰도를 현저하게 떨어뜨렸다는 점은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KBS 라디오센터 라디오제작국은 “그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다수의 행정지도와 법정제재를 받은 바, 이로 인해 KBS의 방송 평가와 재허가 심사에도 실질적인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KBS 1라디오는 더욱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방송 채널로 새로워지기 위해 지난 11월13일부터 12월 말까지 두 프로그램을 대체해 '특집 KBS 1라디오 오늘'과 '특집 KBS 1라디오 저녁'을 방송하는 한편 2024년 1월1일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모든 부서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라디오제작국은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한 KBS의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진행자는 내부 직원으로 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최경영 기자는 이미 퇴사한 상태이며 주진우 진행자도 KBS 직원이 아닌 바 다시 프로그램에 복귀하기는 어렵다. 경쟁력 있는 내부 직원의 진행을 통해 더욱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박민 사장 사퇴 요구' 청원에 대해선 KBS 인사청문준비단 명의로 KBS 사장 임명 절차와 임기에 대한 방송법 조항을 열거하는 수준의 답변이 달렸다. 인사청문준비단은 “박민 사장은 관련 법령 및 사규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한국방송공사 사장에 임명되었으며 사장 취임 후 관련 법령 및 사규에 따른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한국방송공사 사장의 임기는 방송법에 규정되어 있으며, 이는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및 독립성 보장을 위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법적으로 명시적으로 규정한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방송공사 사장은 사장의 임기동안 관련 법령과 사규에 따른 적법한 권한의 범위 내에서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및 독립성을 확보하고 공영방송의 공적책임을 수행하기 위한 법이 부여한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며 “남은 임기동안 법과 사규가 부여한 권한의 범위 내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른 업무 수행을 통해 공영방송 KBS의 공정성과 공익성 및 독립성을 확보하고, 법이 부여한 공영방송의 공적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박 사장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7건 중 'KBS노조는 박민을 내쫓으라'라는 청원에 대해선 “공사가 행위의 책임자로 답변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밖에 부정선거 음모론을 다룬 다큐멘터리 '온 국민이 봐야 할 충격 부선(부정선거) 다큐멘터리 영화-왜 더 카르텔'을 방영해달라는 청원에 대해선 “해석에 따라 4월 총선에서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청원을 수용하기 어려움을 양해 바란다”고 했다.
앞서 KBS는 박민 사장이 취임한 13일을 기점으로 '주진우 라이브' '최강시사' 등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와 '뉴스9' 이소정 앵커 등 주요 뉴스 앵커를 교체했고, 진행자가 교체된 시사 프로그램은 사실상 폐지됐다. 당일 방송 예정이었던 2TV 시사프로그램 '더 라이브'는 이날부터 편성삭제돼 한 주간 결방된 뒤 4주 대체 편성 후 폐지가 결정됐다. KBS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일련의 사건은 방송편성 자유를 규정한 방송법, 제작 실무자의 자율성과 권리를 규정한 편성규약 및 단체협약 등에 위배된다며 박 사장과 책임자들을 방송법 및 노동조합법 위반 등으로 고발한 상태다.
일부 시사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교체 영향은 시청률, 유튜브 조회수 급감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닐슨코리아 시청자수 집계(전국 개인)에 따르면 박 사장이 취임한 11월13일 첫날 '뉴스9' 시청자 수는 전주 대비 40만 명 줄었다. 플레이보드 데이터에 따르면 13일 주간을 기점으로 유튜브 'KBS뉴스' 채널 조회수가 감소세를 보였고, 유튜브 'KBS 1라디오' 조회수는 전주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관련기사: 주진우·최경영·홍사훈 등 하차 이후 KBS라디오 유튜브 조회수 '급감']
[괸련기사: 박민 사장 오고 시청자수 하락 추이로 돌아선 KBS 메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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