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에 반도체 장비 무단 수출한 한국인 제재… 국내서도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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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관련 제재를 하면서 한국인 이동진 씨(61)를 제재했다.
최근 서울세관은 이 씨에 대해 허가 없이 러시아로 반도체 장비·부품을 수출했다는 혐의(관세법 및 대외무역법 위반)로 입건,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씨는 러시아 업체와 공모해 중국 루트를 활용하기로 한 뒤, 별도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러시아에 수출이 금지된 반도체 생산 관련 장비 등을 중국을 통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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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대러시아 제재를 위반한 150개 기관과 개인을 제재하면서 이 씨를 포함했다. AK마이크로테크는 무기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기술을 외국에서 들여와 러시아 반도체 기업에 이전하는 기업으로, 올 6월 미 제재 대상에 올랐다. 재무부는 이 씨가 자신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한국, 일본, 미국에서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AK마이크로테크에 넘기는 것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국내에서도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13일 미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한국인이 처음 포함된 것에 대해 “해당 인사에 대해 우리 관계당국이 이미 대러 불법 우회 수출 혐의 등을 인지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러 기업 대리인 활동 혐의… 美국무부, 한국인 제재는 처음
최근 서울세관은 이 씨에 대해 허가 없이 러시아로 반도체 장비·부품을 수출했다는 혐의(관세법 및 대외무역법 위반)로 입건,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4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무기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첨단산업 물품 등 798개 품목 수출을 통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대러시아·벨라루스 제재에 동참하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이 씨는 러시아 업체와 공모해 중국 루트를 활용하기로 한 뒤, 별도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러시아에 수출이 금지된 반도체 생산 관련 장비 등을 중국을 통해 보냈다. 이후 이 장비들은 러시아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반도체 기술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OFAC는 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이 씨를 제재하며 실명과 생년월일, 여권번호 등 신상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에 입국할 수 없고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이 씨와 거래하는 한국 및 미국 금융사 또한 미국의 2차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제3국 행위자에 대한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실천한 것이며, 러시아의 군수품 조달 등을 노렸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도 “앞으로도 우회 수출 방지 등 기존 대러 제재 조치의 실효적 이행 노력을 강화하며 한미 간에도 계속 긴밀히 공조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에 사용된 선박 및 선박회사 등을 제재했다. 100여개 기관과 개인은 물론 마리아호, 야쿠보비치호, 체르니셰프호 등 러시아 선박 3척과 이들 선박을 소유한 IBEX 해운 및 이지아 해운 등이 포함됐다. 마리아호 등은 올 10월부터 무기가 실린 컨테이너를 북한에서 러시아로 운송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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