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주도…팔레스타인 주민이 결정을" [가자지구 평화해법③]

강영진 기자 2023. 12. 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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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가자 잠정통치…두 국가 연합 창설"
"평화 분위기부터 형성…팔 주민이 결정해야"
[뉴욕=AP/뉴시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중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반대하는 투표를 하고 있다. 2023.12.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한창 진행되는 속에서 평화를 기대하기란 요원한 듯하다. 그러나 일단 교전이 끝나면 가자 지구를 재건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 세계가 함께 가자 지구와 주민들의 앞날을 논의해야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사상가와 정치 지도자 전문가들로부터 받은 평화 아이디어 10가지를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피터 베이너트 미국 뉴욕시티대 교수는 "팔레스타인 정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대인 좌파와 좌파 진영 전반을 대변하는 잡지 주이시커런츠(Jewish Currents·1946년 창간)의 총괄 편집장도 맡고 있다.

다른 지도자와 전문가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을 파견하라는 제언과 2국가 연합체제를 형성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가자지구 평화해법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언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유엔이 주도 역할 담당해야"…엠마 뱁트 유엔정책연구대학센터 객원연구원, 애덤 데이 제네바센터 소장

유엔이 잠정적으로 가자를 통치해야 한다. 유엔 가자 행정기구 개념은 2014년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대표가 가자지구 및 서안 지구를 담당하도록 요청했으나 유엔이 검토 뒤 거부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가자 지구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유엔이 평화유지군을 파견하지는 않고 아랍국들이 과도기 안보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이 기구가 안보를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엔이 아랍국들과 함께 안보 보장을 담당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전쟁 전 유엔 난민보호기구(UNRWA)는 1만3000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이들이 구호, 교육, 의료지원 및 사회복지를 담당했다. 이 기구를 확대해 전후 임시 통치기구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예루살렘의 유엔 중동평화 특사가 과도기를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1948년부터 이스라엘과 인접국 사이의 충돌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군사 감독관을 파견하고 있는 유엔평화감독기구(UNTSO)를 확대해 담당하는 방안도 있다.

유엔이 담당하는 방안이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지만 달리 마땅한 방안이 없는 속에서 유일하게 희망을 걸 수 있는 방안이다.

[뉴욕=AP/뉴시스]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가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유엔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투표 결과가 나온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2.13.

"2국가 연합 창설하자"…메이 푼닥 이스라엘 '모두를위한땅' 집행이사 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삶은 안보, 경제, 복지 면에서 서로 연결돼 있다. 두 나라 모두 이 지역에 대한 강력한 정서적, 종교적, 문화적 애착을 가지고 있으나 어느 쪽도 독점할 수는 없다. 따라서 2국가가 필수적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또는 유대-아랍을 분리해서는 가능하지 않다.

연합국가 설립 방안을 제시하는 이유다. 2개 주권국가가 각각 독립 정부를 가지면서도 주요 공통 관심사에 대해서는 합동으로 처리하는 메카니즘과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주민과 유대 이스라엘 주민 모두 상대국에서 영주할 수 있도록 하되 시간이 지나면서 소멸되도록 하고 서로 상대의 주권과 법률을 존중하도록 한다. 법에 의해 동등하게 처우받고 보호되며 어느 쪽도 우위에 서도록 해서는 안 된다. 투표권은 시민권을 가진 나라에서만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EU 솅겐국가들처럼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보안 통제는 개인에 대해서만 이뤄지도록 한다. 장벽을 없애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루살렘은 공유지역의 개방 도시로 두 나라의 수도 역할을 하도록 한다.

두 나라가 함께 유대인 및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의한 인권 침해 소송을 다루는 공동 인권재판소를 설치하고 두 나라간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경제 지역을 설치해야 한다.

치안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기구가 30년 동안 협력해온 전례가 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반발해왔지만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수립한다면 공동 치안 방안이 지를 받을 수 있다.

철저한 분리가 실패할 수밖에 없음이 입증됐음을 인정할 때가 됐다. 파트너십을 통한 분리로 대신해야 한다.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 10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알부레이 난민촌에 있는 유엔 배급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밀가루를 받아 옮기고 있다. 2023.12.13.

"평화 분위기부터 만들자"…술라이만 하팁 '평화를위한전사' 설립자 등

평화 만들기는 수십 년에 걸친 압제와 폭력, 증오를 반전하는 전반적 과정이 수반돼야 가능하다.

평화를 위한 전사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설립해 20년 동안 활동해온 단체다. 이스라엘 점령과 증오 이데올로기에 비폭력적으로 맞서오면서 우리는 공동의 가치와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두 민족 모두 이 땅 위에서 역사를 이루고 미래를 개척하고 있으며 어느 한 쪽도 폭력과 압제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 상호 인정의 기반이다.

평화를위한전사는 18년 동안 전쟁 희생자 합동 추도식을 개최해왔다. 이 같은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각지에 평화센터를 설립해야 한다.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교육하고 지역 지도자들에게 비폭력적 대화 방법을 지원하고 공동 활동을 촉진하는 기관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교사, 공무원, 기업인, 의사, 공동체 지도자들이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도록 하는 합동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문가들이 서로 연결돼 인간적 유대를 쌓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라파=AP/뉴시스] 가자지구 라파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스라엘 폭력 영향을 받은 건물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 2023.12.13.

"팔레스타인 주민이 결정하도록 해야"…디아나 부투 전 PLO 협상 자문관 겸 변호사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협상에서 팔레스타인측 대표로 참여했다. 당시 가자 지구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냐가 핵심 의제였다.

한 가지 답은 가자 지구를 감옥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공항, 항만, 서안지구 연결로를 통해 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방안은 이스라엘이 거부했다. 이스라엘 협상단이 이스라엘의 보안 감시 필요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런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대놓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이런 일이 재연되면 안 된다. 서안 지구와 마찬가지로 가자 지구의 미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자결권의 핵심이다. 국제 사회가 수십 년 지속한 이스라엘 우선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자유롭게 이스라엘의 감시를 받지 않으며 살수 있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이 끝난 뒤 이스라엘 압제 기구의 해체와 전쟁 범죄 단죄가 이뤄져야 한다. 이런 조치 없이는 어떤 방안이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팔레스타인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자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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