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도그도 K콘텐츠 입혀야 해외서 먹힌다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3. 12. 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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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 수출 첨병된 한류
정부, 영세기업 PPL 지원
동남아시아서 K박람회 열고
콘진원 해외센터서 판매 도와
한류 관련 수출액 33조 목표
동그란 찹쌀도넛 모양을 본뜬 캐릭터 '도우도우'와 식품 제조업체 우양은 협업으로 대만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를 등에 업은 뷰티·식품·공예품 등 소비재 연관 산업의 동반 수출 효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재로 범부처 협업을 독려하며 콘텐츠·문화 기업과 소비재 기업, 해외 시장 사이의 가교 구실을 자처하면서다.

앞서 정부는 2027년까지 K콘텐츠의 연간 수출액 250억달러(약 33조원)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류로 인한 수출액은 120억1800만달러(약 15조원)로, 5년 내 2배 이상 성장치를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이를 위해선 특히 중소·영세기업이 수출 마케팅에 한류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자본과 네트워크를 지원해줘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수출 마케팅에 한류를 활용하는 수출 중소기업은 전체의 27.6%에 불과했다. 주로 비용이 많이 들고(24.4%), 활용 방법을 모른다(19.5%)는 이유로 한류 마케팅을 활용하지 못했다.

문체부 등 범부처는 먼저 한류 열풍이 뜨거운 지역에서 관계부처 합동 한류 박람회를 열어 콘텐츠와 국산 제품의 해외 진출과 시장 개척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베트남과 태국에서 성료한 'K-박람회'가 그런 사례다. 소비자 대상 콘텐츠 전시와 K팝 공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현지인 관람객에게 제품 노출도를 높이고, 기업 간 수출 상담회를 열어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도 주선했다.

특히 올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한 '2023 태국 K-박람회'에는 우리나라 콘텐츠 기업 40개사를 비롯해 패션·뷰티 등 연관 산업 기업까지 총 155개사가 참가했다. 또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권역에서도 456개사가 참여했다. 이들 간 비즈니스 상담은 2037건, 수출 상담액은 1억9000만달러(약 2510억원)에 달했다. 현지 참관객도 2만6600명을 넘었다.

박람회에선 우리 기업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되기도 한다. 동그란 찹쌀도넛 모양을 본뜬 캐릭터 '도우도우'와 식품 제조업체 우양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두 업체는 지난해 10월 베트남에서 열린 K-박람회를 계기로 만나 협업을 논의했고, 그 결과 '도우도우 핫도그'를 상품화해 대만 시장에 함께 진출했다. 우양은 주로 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을 하다가 캐릭터를 입혀 직접 브랜드를 만들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게 됐다. 문체부와 콘진원은 이 같은 협업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 7월과 11월 두 차례 'K콘텐츠×연관산업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도 개최했다.

드라마에 간접광고(PPL) 형태로 상품을 노출하는 건 특히 해외에 처음 진출하는 제품일 경우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창구로 꼽힌다. 이에 콘진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중소기업유통센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등은 '관계부처 합동 한류마케팅' 사업으로 중소·영세 기업에서 만든 총 40개 제품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캐릭터 상품, 공예품, 김치·떡볶이 등 농·수산식품, 화장품, 운동기기 등 제품군도 다종다양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tvN 드라마 '월수금화목토'에 삽입된 농축 종이세제 '한장으로'(유피엘컴퍼니)는 방영 후 월 매출이 30% 늘었고, 베트남 기업과 약 15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또 KBS2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에 노출된 반찬 김(삼부자컴퍼니)도 지난해 방영 이후 일본 유통사와 2만달러 규모의 첫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콘진원 관계자는 "중소·영세기업은 한류 마케팅 관련 정보나 제작사·방송사와의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 대행사를 끼고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며 "국내 방영 이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해외에 작품이 풀리기 시작하면 콘텐츠에 대한 호응을 토대로 제품 판매·수출 계약도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소비재의 해외 진출을 돕는 콘진원 해외 비즈니스센터도 영토 확장 중이다. 현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9개소와 러시아 모스크바 마케터 1명 등 총 10개의 해외 거점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올해 연말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멕시코 멕시코시티, 인도 뉴델리 등 신규 개소로 총 15개의 비즈니스센터를 구축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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