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이어 정신아… 양대 플랫폼 `여성 CEO시대`
쇄신TF장 맡아 경영참여 예정
"그룹전반 리더십 교체 신호탄"
글로벌 빅테크 공세속 행보주목
위기 상황을 맞은 카카오가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다. 카카오 창사 이래 첫 여성 CEO(최고경영책임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에 이어 카카오까지 국내 양대 플랫폼의 여성 CEO 시대가 열렸다.
카카오는 13일 오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CA협의체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
정 내정자는 내년 3월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내년 3월부터지만 그 전까지 내정자 신분으로 쇄신TF(태스크포스)장을 맡아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경영쇄신위원회가 쇄신의 큰 방향성을 잡는다면 쇄신TF는 세부 과제를 설정하고 실행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이번 인사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예고한 고강도 인적쇄신의 신호탄이다. 정 내정자는 40대 여성인 데다 내부에서 꾸준히 평판을 쌓아온 인물이다. 이에 정 내정자가 최근 카카오의 혼란과 위기를 수습하고 회사를 안정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는 1975년생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이후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정 내정자에 관해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AI(인공지능)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도 함께 해 나갈 수 있다고 봤다"며 "향후 CEO 내정자 신분으로 카카오 내 쇄신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탁으로 국내 양대 플랫폼의 기업 문화·기술 혁신, 글로벌 진출 등이 두 여성 CEO의 손에 달려있게 됐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최 대표가 수장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최 대표 역시 40대 여성, 내부 출신이라는 부분에서 정 내정자와 공통점이 있다.
최 대표는 1981년생으로, 2005년 NHN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년간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했으며 2019년부터 네이버 글로벌 사업 지원을 총괄했다.
최근 국내 플랫폼 업계는 AI 열풍과 거세지는 글로벌 빅테크 공세 속에 위기를 맞고 있다.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래 기술을 확보하고 특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점에서 네이버에 더해 카카오까지 여성 단독 대표체제 등 조직 쇄신에 속도를 높이는 만큼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정 내정자 인사를 계기로 그룹 전반의 리더십 교체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카카오의 새 대표 내정은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며 인적쇄신 의지를 밝힌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크루 유니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카카오 대표 교체는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 돼야 하며 인적쇄신을 완료하기 위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돼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 경영이 아니라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임기 만료인 내년 3월까지 대표이사·사내이사로 재직할 예정이다. 홍 대표의 향후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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