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을 땐 ‘오픈런’, 없을 땐 ‘마감런’…퇴근 후 무조건 달린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늦게 가면 없어요. 퇴근하자마자 바로 가야 해요."
서울의 한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A씨.
퇴근 후 집에 가기 전 종종 인근 대형마트 델리코너에 들러 먹거리를 사 간다는 그는 "마감 시간대에 서둘러 가면 상품이 저렴하다. 싸고 간단하게 한 끼 때우기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피스 상권에 위치해 있어 퇴근 후 유동인구가 많은 점이 저녁 시간대 델리 매출을 적극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30, 편의점서 간편식 대거 구입
서울의 한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A씨. 퇴근 후 집에 가기 전 종종 인근 대형마트 델리코너에 들러 먹거리를 사 간다는 그는 “마감 시간대에 서둘러 가면 상품이 저렴하다. 싸고 간단하게 한 끼 때우기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명 ‘마감런’이다.
소비자물가가 너무 올라 이젠 긴축해도 힘들어졌다는 A씨는 “여러 방법을 고민해보다가 식비부터 줄이기로 했다”며 “나가서 먹는 것, 집에서 먹는 것이 모두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녁에 마트에 가면 저 같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지출 부담이 연일 가중되고 있다. 외식은 물론, 장을 본 뒤 가정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수준에 이르면서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아끼는 방안들이 주목받고 있다.
13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오후 6시 이후 델리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피스 상권에 위치해 있어 퇴근 후 유동인구가 많은 점이 저녁 시간대 델리 매출을 적극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본점 외에 다른 모든 지점에서도 오후 6시 이후 델리 부문 판매량이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찬을 판매하는 한식연구소의 마감 매출은 17% 늘었다.
통상적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저녁 시간대 먹거리 상품을 정가보다 20~50% 할인해 판매한다. 신선식품이 그 특성상 제조한 다음 날 판매하기 어려운 만큼 재고를 처분하기 위함인데 고물가 기조 영향으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는 추세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비슷한 동향이 나타나고 있다. 가성비가 좋기로 유명한 ‘김혜자 도시락’ 등을 판매하는 GS25에서는 지난 10월 말 선보인 ‘혜자로운 알찬한끼세트’가 출시 6주 만에 8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매주 10만개 이상이 판매된 셈이다.
이 간편식 제품은 20대와 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GS25가 구매 성별과 연령대 분포를 분석한 결과, 2030 남성이 39.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2030 여성이 27.6%를 차지하는 등 20대와 30대의 비중이 66.7%에 육박했다.
알찬한끼세트는 특히 오후 6~9시 사이에 가장 많이 팔려나갔다. 오피스 상권과 학원가 등에서 수요가 많았는데 퇴근 시간대 직장인과 학생들의 한 끼 부담을 덜어준 까닭으로 보인다. 제품의 정가는 2700원으로 편의점 간편식 중에서도 저렴한 편에 속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전에는 조금 더 돈을 내더라도 더 신선한 식품, 더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는 수요가 있었다”며 “최근 들어서는 어떻게든 돈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상품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수입이 불안정한 20대와 30대는 물론, 자녀를 키우느라 생활비 부담이 큰 중년 이상 소비자들까지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저렴한 먹거리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관련 기업들도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여보, 미안한데” 먹먹한 가장들…국민 2명중 1명은 벌써 ‘결단’ 내렸다 - 매일경제
- 134조 ‘빚 폭탄’ 한번에 터지면 한국 망해…‘좀비사업장’ 칼질 나서 - 매일경제
- “이대로면 인류 멸망은 시간문제”…UN 발칵 뒤집힌 이유 뭐길래 - 매일경제
- “오빠, 거긴 왜 갔어?” “정말 안 갔다니까”…나몰래 움직인 내 차? - 매일경제
- “아이 낳기만 하면 다 퍼준다”…‘신생아 가구’ 혜택 더 많아진다는데 - 매일경제
- [단독] “술 마실때 정신줄 놓지마”…소주병에 ‘실수방지 라벨’ 붙는다 - 매일경제
- 이젠 ‘1091조9000억원’ 이래요…가늠키 어려운 ‘이 돈’ 정체는 - 매일경제
- 유재석, 116억 아닌 200억 땅·빌라 현금 매입...알고보니 ‘이날’ - 매일경제
- ‘마트 치킨’보다 더 싸?…치킨 한 마리 7900원에 내놓은 곳 나왔다 - 매일경제
- 오타니, 실제 받는 연봉은 200만$...나머지는 2043년까지 나눠 받는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