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0억원' 모두 보장 금액이라면? '잭팟계약' 터뜨린 이정후, 단숨에 SF 최고 연봉자로 등극한다

박승환 기자 2023. 12. 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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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에게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힌 합성사진. /저스트베이스볼 SN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MLB SNS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1억 1300만 달러(약 1490억원)이 모두 보장되는 계약일 때의 이야기지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음과 동시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단 최고 연봉을 기록하게 될 조짐이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을 비롯한 현지 복수 언론은 13일(한국시각)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정후의 계약은 4시즌 후 '옵트아웃'이 포함된 6년 계약이다.

헤이먼에 따르면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의 계약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90억원)이다. 미국 현지 복수 언론들은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직후 이정후를 비롯한 FA(자유계약선수) 선수들의 몸값을 예상하는 시간을 가질 당시, 그 누구도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나마 이번 계약과 가장 근접한 전망을 내놓았던 것은 'CBS 스포츠'였다.

'CBS 스포츠'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직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는 6년 9000만 달러(약 1184억원)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계약이 발표되기 전까지도 'CBS 스포츠'가 예상한 금액이 가장 컸다. 이외의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과 '디 애슬레틱', '뉴욕 포스트', 'MLB.com', 'ESPN' 등 대다수의 언론들은 이정후가 5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폭스스포츠 SNS
2023년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키움과의 경기. 키움 이정후가 8회말 1사 대타로 등장해 파울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마이데일리
2023년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키움과의 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피트 푸틸라 단장./마이데일리

하지만 이번 계약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수준이었다. 이정후의 1억 1300만 달러의 계약은 과거 포스팅은 물론 FA를 통해 KBO리그에서 미국으로 활동지를 옮긴 4+1년 3900만 달러(약 512억원)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6년 3600만 달러(약 473억원)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등 '선배'들을 모두 훌쩍 뛰어넘었다. 김하성의 4년 보장액이 2700만 달러(약 354억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김하성과 류현진보다 약 4~5배 큰 계약을 품은 것이다.

한국 선수로는 최고의 대우를 받고 미국행에 몸을 싣게 된 이정후는 아시아 선수로서도 역대 2위 기록을 작성했다. 지금껏 이정후보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로는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의 1억 5500만 달러(약 2037억원)가 유일하다. 이정후보다 '상위 레벨'로 평가받았던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9000만 달러)도 1억 달러의 규모는 넘지 못했었다.

계약 규모에서 알 수 있듯이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매우 큰 기대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영입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던 올해 왼쪽 발목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으며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트 푸틸라 단장은 직접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했다. 이정후가 수술에서 회복한 뒤 재활에 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푸틸라 단장이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군 선수단에 합류해 다시 훈련을 이어가는 과정이었던 까닭이다. 그러던 중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시즌 최종전에서 고별전을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이정후는 대타로 출전해 한 타석 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안타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가 타석을 마치자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2023년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키움과의 경기. 키움 이정후가 8회말 1사 대타로 등장해 내야 땅볼을 때린 1루로 전력 질주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마이클 콘포토./게티이미지코리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로건 웹./게티이미지코리아

푸틸라 단장이 보여준 '진심'은 제대로 통한 모양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와 '어썸킴' 김하성이 몸담고 있는 샌디에고 파드리스,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의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뉴욕 메츠에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카고 컵스 등 수많은 구단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샌프란시코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현재 이정후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때문에 1억 1300만 달러가 '보장' 금액일지, 옵션이 포함된 금액일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또한 계약 첫해부터 천문학적인 금액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도 미지수다. 그러나 1억 1300만 달러가 보장 금액이라고 한다면, 이정후의 연봉은 약 1833만 달러(약 241억원)가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최고 연봉자로 거듭나게 된다.

올 시즌을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선수는 작 피더슨이었다. 피더슨의 올 시즌 연봉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퀄리파잉 오퍼(QO)' 제안을 수락한 1965만 달러(약 241억원). 하지만 피더슨은 올 시즌이 종료된 후 FA 자격을 통해 시장에 나가게 된 상황이다. 그리고 5년 9000만 달러(약 1187억원) 로건 웹과 2년 3600만 달러(473억원) 마이클 콘포토 또한 1800만 달러(약 237억원)으로 이정후에 못 미친다.

따라서 1억 1300만 달러가 모두 보장 금액이 될 경우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내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된다. 샌프란시스코가 얼마나 이정후에게 진심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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