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에 맞아 '영구 실명'…타구자·골프장 불기소에 피해자 항고

피해자측 제공. /사진=뉴스1

강원도의 한 골프장을 찾은 30대 여성이 다른 손님이 친 골프공에 왼쪽 눈을 맞아 실명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한 상태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최근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로 기소 의견 송치된 타구자 A씨, 경기팀장 B씨, 대표이사 C씨를 증거 불충분을 사유로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불기소 결정서를 통해 "피의자(피고소인)들이 이 사건 발생에 대한 예견 가능성이 있다거나 주의의무 위반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피해자 D씨는 2021년 10월 도내 한 골프장에서 타구자 A씨가 친 공에 맞아 왼쪽 눈이 파열돼 영구 실명됐다. 이에 따라 D씨는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됐다.

사고가 발생한 홀(사진 참조)은 티박스 전방 왼쪽은 산지, 오른쪽은 낭떠러지 지형이기 때문에 해당 골프장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왼쪽을 보고 티샷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카트 주차 지점이 티박스(티샷을 치는 구간) 왼쪽 앞에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왼쪽을 보고 티샷할 경우 공이 카트로 향해 사고 위험성이 높은 특이한 구조다.

이 사고 직후 해당 골프장은 골프장 코스 변경 공사를 시행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구조의 특이성으로 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운영했어야 함에도 일반적인 안전 조치만 한 것은 '업무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경기팀장 B씨와 대표이사 C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판단은 달랐다. 캐디의 과실은 인정하고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입건했지만, 경기팀장 B씨와 대표이사 C씨에 대해서는 뚜렷한 증거를 발견할 수 없다며 혐의가 없다고 봤다. 타구자인 A씨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