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유통가 IPO 시장…'에이피알'에 '올리브영'까지 기대주로
증권가, 내년 금리 인상 불확실성 사라지며 증시 반등 예측…"IPO 추진 탄력 붙나"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지난해부터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던 유통업체들의 내년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와 올해, 증시 침체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IPO를 추진하던 유통업체들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장 추진을 철회하거나 잠정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대다수 증권사가 내년도에는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본격적인 증시 반등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자, 멈춰있던 유통업체의 IPO에 다시 탄력이 붙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증시 침체를 이유로 IPO 추진을 철회하거나 잠정 중단한 업체는 컬리, 오아시스, SSG닷컴, CJ올리브영 등이 대표적이다.
컬리는 지난해 IPO를 추진하며 이커머스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기도 했지만, 증시 악화로 제대로 된 기업평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자 올해 1월 IPO 추진을 자진 철회했다.
상장 연기 후 올해 상반기 기존 투자자로부터 12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지만, 3분기 말 현금은 1658억원으로 연초와 비교해 15.2% 감소한 수준이다.
또 매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1000억원 적자를 기록 중인 만큼, 업계에선 컬리가 경영 유지를 위해서라도 내년도 상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컬리 측은 "증시 상황을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며 "상장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오아시스는 컬리의 상장 철회로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을 노렸지만, 올초 실시한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자 상장 철회를 결정하고, 추후 재추진키로 했다.
오아시스는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12년 연속 흑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IPO 재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만 회사 측은 "아직 시장과 IPO 관련해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SSG닷컴은 여전히 IPO 추진이 멈춰있는 상황이다.
2021년 대표 주관사 선정을 마친 후 2022년 상장 계획까지 세웠지만, 이후 절차인 상장예비심사 등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SSG닷컴이 내년 상반기 상장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회사 측은 "상장을 위한 준비는 다 되어 있지만, 증시 상황을 지켜보며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SSG닷컴은 또 지난 6월 최영준 CFO(경영지원부문장)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로 이적하면서 6개월 넘게 CFO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현재 적임자를 찾고 있는 상황으로, CFO 자리가 채워진 후에야 상장 재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1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해 상장 작업을 본격화한 CJ올리브영도 지난해 증시 악화로 돌연 상장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납품업체 갑질 혐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이슈가 상장을 재추진할 때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이를 해소한 만큼 상장 재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올리브영은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며 향후 상장을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내년도 증시 반등에 대한 예측이 나오지만, 유통업계는 상장에 대한 구체적인 시점이나 계획을 밝히지 않으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따라 투자 시장이 활기를 보인다는 전제가 있어야 IPO 추진을 적극적으로 진행할텐데 아직 전망일 뿐"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IPO 추진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에선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IPO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피알은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일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에이피알이 내년도 상반기 증시 입성에 성공해 유통업계 새해 1호 상장 회사 타이틀을 가져가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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