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퇴직연금 수익률 업계 꼴찌 다퉈…계열사 덕에 곳간만 채워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막을 법 無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삼성생명이 금융업계 최하위권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지원 덕에 막대한 퇴직연금을 굴리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생명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 2.55%, 원리금 비보장 2.65%다.
이는 금융업계를 통틀어 저조한 성적이다. 증권, 은행은 물론 같은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에도 못 미친다.
한화생명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 3.92%, 원리금 비보장 2.98%이며 교보생명은 원리금 보장 4.25%, 원리금 비보장 8.67%다.
낮은 수익률에도 삼성생명 DB형 퇴직연금 적립액만 37조1180억원인데, 이는 같은 삼성 계열사 지원 덕이다. 실제 퇴직연금 적립액 중 계열사 비중은 65%에 달한다.
대기업 계열사 내 퇴직연금 일감 몰아주기는 몇 년간 꾸준히 지적된 문제다. 하지만 정작 삼성생명 등은 이 문제를 시정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이를 강제할 규정이나 법 등이 없어서다.
금융권이 자체 체결한 자율협약이 있지만 이마저도 유명무실하다.
자율협약에 따르면 각 금융사는 퇴직연금 내 계열사 비중을 50% 이하로 낮춰야 하지만 여기도 꼼수가 있다.
계열사 비중을 적립금이 아닌 수수료로 산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15년 당시에도 이를 두고 ‘삼성생명 봐주기’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대기업 퇴직연금 일감 몰아주기 등을 해결하려면 현재로선 퇴직연금 관할 주무부처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관련 법을 개정하는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자율협약은 수수료 기준이기에 당사가 이를 어긴 것은 아니다”며 “수익률의 경우 기업이 안정적 운용을 선호하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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