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 청년을 ‘방 밖으로’ 끌어내자···정부, 지원대책 발표
정부가 13일 발표한 ‘고립·은둔 청년 지원방안’의 골자는 이들이 ‘방 밖으로’ 나와 일상회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8월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전국의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4가지 주요 과제를 마련했다. 이번 방안은 고립·은둔 청년만을 대상으로 한 국가 차원의 첫 지원방안이다.
https://www.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312131643001
고립·은둔 청년은 집이나 방 안에서 홀로 생활하고 사회관계 양이 현저히 적다. ‘신청주의’ 원칙인 현재의 복지망 안으로는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다. 정부는 ‘상시 발굴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복지부 소관 공공사이트에 자가진단시스템을 마련해 24시간, 누구든지 고립·은둔 위기 정도를 간편 진단할 수 있도록 한다.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외부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원스톱 도움 창구도 마련한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편의점 등 주변에서도 위기 징후가 보이는 청년들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129콜보건복지상담센터 카테고리에 청년 항목을 별도 신설한다. 고립·은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자립준비청년에게는 자립준비전담기관 내 전담인력을 배치해 고립·은둔예방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복지부는 내년 공모를 통해 선정한 4개 광역시·도에 지역 내 고립·은둔 청년(청소년)만을 전담으로 지원하는 ‘청년미래센터’(가칭)를 설치한다. 이곳을 거점으로 약 13억원을 들여 총 32명의 전담인력을 운영한다.
온라인 등으로 도움을 요청한 청년은 센터에 배치된 전담 사례관리사가 방문한 뒤 ‘케어플랜’ 을 수립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취미활동과 공동생활 등 일상생활 회복, 가족 심리상담과 일대일 멘토·멘티 활동 등 대인관계 회복과 일 경험 등 지원을 연계하는 내용을 담았다.
‘센터 접근성이 떨어지고 전담사례관리사 인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에 복지부는 “2년간의 시범사업 후 다양한 서비스 모형과 본인부담 방식 등 모델을 개발해 전국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서비스와 연계도 강화한다. 초기상담 시 사례관리사의 판단에 따라 ‘청년마음건강서비스’에 의뢰할 수 있도록 하고, ‘일상돌봄서비스’를 돌봄이 필요한 1인 가구 청년까지 확대한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도 내년부터 고립·은둔 전담 사례관리 인력 36명을 배치한다.
18세 이하, 35세 이상 등 ‘청년 기준 밖 연령대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복지부는 “행정적으로 19~34세를 주 대상으로 하지만 그 외 연령대도 현장에서 지원 프로그램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지원 가능토록 지침에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13~19세 학령기, 대학 졸업 후 구직활동기, 직장 취업초기 등 청년기 전후 생애주기별 일상 속 안전망도 강화한다. 학교 내 ‘통합지원팀’(가칭)을 운영하는 선도학교 지정을 확대해 학교 폭력 등을 겪는 학생들을 밀착 지원하고, 학업중단 학생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로 연계한다. 고용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도 쉬고 있는 청년과 취업초기 청년, 정서적으로 취약한 청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정책 지원을 통해 이들을 경제활동 인구로 전환하면 많은 사회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고립·은둔 청년들은 타인보다 자신을 자책하는 특성이 있다며 이들을 ‘묻지마 범죄’ 위험군으로 보는 시각도 잘못된 사회적 편견이라고 설명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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