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만나 사퇴 말린 이준석 “다들 예의를 갖추라”
김기현은 “이준석 신당 창당 만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가 13일 비공개 회동했다. 이 전 대표는 “가장 큰 책임은 김 대표가 아니니 여유를 가지라”고 조언했지만 김 대표는 이날 회동 후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신당 창당을 만류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오늘 만난 게 오전 11시이고 점심 전까지 1시간 정도 대화했다”며 “당을 떠나기 전에 김 대표처럼 나와 당에서 친분 있었던 분들과 상의한다고 말했었고 그래서 만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거취를 고민한 후에 만나기로 한 것이 아니라 “원래 만나기로 돼 있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을 하지 않는 조건을 서로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대화의 주요 주제가 김 대표의 거취였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가 본인이 생각하기에 본인과 대통령의 호흡에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데 조선일보의 (서울 지역 총선 승리) 6석 보도부터 사태가 급변해 모든 언론에서 퇴진으로 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에게 “지금 발생한 상황의 가장 큰 책임은 김 대표가 아니니 조금 여유를 가지시라. 갑자기 대통령이 출장 갈 때 일 처리를 마치려는 모양새로 가버리면 하나의 관행, 버릇처럼 돼버려 큰일 난다”고 조언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로 출국한 사이 김 대표를 정리하려 여론몰이가 진행됐다고 보고, 서둘러 사퇴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날 오후 5시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당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후 별도의 글을 올려 “오늘 오전 이 전 대표와 만나 신당 창당에 관여한 당내 여러 우려 사항을 전달했다”며 “내가 ‘이준석 신당’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낭설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다. 오히려 나는 신당 창당을 만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기현은 단 한 번도 우리 당을 탈당해본 적 없는 골수 뿌리 당원”이라며 “당이 분열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가 당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후 SNS에 “김 대표는 (오늘 회동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당이 잘되기 위한 고민의 측면에서 말했다. 다들 예의를 갖추세요. 당내 싸가지 없는 분들”이라고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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