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만명 추정' 고립·은둔 청년, 국가가 나선다…전담기관 추진
온라인 자가진단 등 발굴 시스템 구축
청년미래센터 설치…맞춤형 지원 제공
학교·직장·문화 등 전분야 서비스 연계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사회적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된 고립·은둔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전담기관을 운영해 발굴과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고립'은 사회적 관계가 현저히 적은 경우를, '은둔'은 사회적 관계가 거의 없을 뿐더러 외출도 극히 적은 사례를 뜻한다.
보건복지부는 13일 고립·은둔청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5월 '2022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및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고립·은둔을 생각하는 위기 청년 규모가 최대 약 54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치가 제시된 바 있다.
또 통계청 조사에서는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다'고 응답한 청년이 2016년 24만9000명에서 2023년 7월 기준 40만2000명으로, 우울·낙심할 때 대화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 청년은 2019년 21만8000명에서 2023년 31만6000명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에 상당한 규모의 고립·은둔 위기 청년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재단에 따르면 청년 고립·은둔을 지속 방치할 경우 사회적 비용 손실이 연간 약 7조원에 이른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 7~8월 전국 청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심층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4개 주요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고립·은둔 청년 대상 중앙정부 차원의 상시 발굴 체계를 구축한다.
복지부 소관 공공 홈페이지에 자가진단시스템을 마련해 누구나 24시간 고립·은둔 위기 정보를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다. 또 고립·은둔 당사자가 언제든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외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원스톱 도움 창구도 마련할 예정이다.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에서 위기 징후가 보이는 청년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129콜 보건복지상담센터 카테고리에 청년 항목을 별도로 신설할 계획이다.
또 복지부 청년인턴과 자원봉사단을 모집해 온라인 커뮤니티 대상으로 고립·은둔 청년을 발굴하고 온라인 자가진단 등 홍보 활동을 진행한다.
지자체와 경찰, 소방, 지역 주민 등 기존 복지 사각지대 발굴 협력망 협조 체계도 강화하고, 고립·은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해서도 자립준비 전담기관 내 탈고립·은둔 전담 인력을 배치한다.
이렇게 발굴된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에 4개 지역에 (가칭) 청년미래센터를 설치한다.
센터에서는 전담 사례관리사가 현장을 방문해 초기 상담, 일상회복, 가족·대인관계 회복, 일 경험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정부는 2년간 시범사업을 통해 선도 모델을 개발하고 향후 전국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기존 서비스와의 연계도 강화한다.
초기 상담 시 사례관리사의 판단에 따라 '청년마음건강서비스'에 의뢰할 수 있도록 하고, '일상돌봄서비스' 대상자를 돌봄이 필요한 1인가구 청년까지 확대한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도 내년부터 고립·은둔 전담 사례관리 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또 국토교통부에서는 특화형 매입임대제도를 활용해 청년특화 공동생활·커뮤니티 등 필요 공간 마련을 도울 계획이다.
정부는 고립·은둔 예방을 위해 학교 내 (가칭)통합지원팀을 운영하는 선도학교 지정을 현행 96개교에서 내년 248개교로 확대하고 학교 폭력, 부적응 등 어려움을 겪는 학생 대상 맞춤형 밀착 지원을 할 예정이다.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업 중단 학생은 관련 정보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로 연계해 지역사회 내에서 신속히 지원한다.
고용노동부는 취업 실패나 이직 등 과정에서 쉬고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가칭)청년성장프로젝트를 신설하고 기존 청년도전지원사업은 확대해 심층 상담, 사례 관리, 적정 진로 탐색, 취업 역량 강화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경영진에게는 청년 세대 직무관과 의사 소통 방식 등 청년친화적 조직 문화 교육을, 입직 청년에게는 조직 내 성장 방법 등을 교육하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내년에 신설해 경직적인 기업 문화를 개선하고 취업 초기 청년이 직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서적 취약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케어프로그램을 올해 5개소에서 내년 9개소로 확대한다.
복지부는 사례관리사 등 현장 종사자들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희망e음)을 통해 지원하고, 표준 사례관리 매뉴얼, 종사자 정기 보수교육 과정 마련 등 관리체계도 효율화한다.
또 2년간의 고립·은둔 청년 전담 지원체계 시범사업을 통해 지원대상자 정의, 정보보호, 서비스 질 관리방안 등 전국확대에 필요한 법적근거 방안, 낙인효과 방지를 위한 방안 등을 마련해 전국 확대에 맞춰 사업이 안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청년기본법상 청년인 19~34세를 주 대상으로 하되, 19세 이하 또는 34세 이상에 해당하더라도 현장에서 지원 프로그램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지원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방안은 고립·은둔 청년만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첫 종합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고립·은둔 청년들이 스스로를 자책해 사회로부터 은둔하지 않도록 복지부는 다양한 청년 복지정책을 통해 이들을 폭넓게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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