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에서 손자로…아버지의 못 다한 꿈 이정후가 이룬다
이정후(25)의 별명은 ‘바람의 손자’다.
아버지 이종범 전 코치로부터 대를 이어 물려받은 별명이다. 이종범 전 코치는 현역 시절 공수주에서 활약하며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4년 기록한 84도루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이런 이 전 코치의 아들이었기에 이정후는 ‘아들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손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휘문고를 졸업한 뒤 2017년부터 프로에 입문한 이정후는 빠르게 리그를 대표하는 활약을 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에게 붙는 수식어처럼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간이 짧지는 않았다.
지난해 비로소 리그 MVP를 받으며 이정후는 아버지를 넘어선 아들로 인정받았다. 당시 이정후는 “항상 제가 아버지의 아들로 살아왔는데 오늘을 계기로 나의 야구 인생은 내 이름으로 잘 살아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후는 이제 아버지의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MLB닷컴, 뉴욕 포스트, 디애슬레틱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13일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행을 알렸다.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84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이다. 이정후는 아버지도 현역 시절 밟지 못했던 미국 땅을 밟게 되었다.
이 전 코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한 바 있다. 1996~1997년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이듬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 입단했다.
하지만 일본 투수들의 심한 견제 속에 적지 않게 고생을 했다. 이적 첫 해 6월 한신 투수 가와지리의 투구에 팔꿈치를 맞아 골절상을 당했다. 그 여파로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었다. 그 와중에 호시노 감독과 불화까지 겹치면서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 전 코치는 일본에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311경기 타율 0.261 53도루 27홈런 등의 기록을 남겼다. 이 전 코치가 일본에서 활약하던 시절 이정후는 나고야에서 태어났다.
때문에 일본 매체들도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행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다. 스포츠닛폰은 이날 이정후에 대해 “‘한국의 이치로’라고 평가받은 이종범이 이정후의 아버지다. 아버지가 주니치에 있던 시절인 1998년 나고야에서 태어났다”며 관심을 가졌다. 그러면서 이정후가 2017년 신인왕, 2021~2022년은 타격왕, 그리고 2022년에는 MVP를 받은 사실도 전했다. 스포츠닛폰은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정후에게 아버지 이 전 코치는 든든한 조력자다. 그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도 ‘너를 믿고 따르겠다. 지지한다’라고 말씀해주신다. ‘어떤 선택도 옳을 것’이라는 말로 저에게 믿음을 주신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 생활에서 해야할 것들에 대한 조언을 받기도 했다. 올해 LG에서 코치로 29년 만의 우승에 힘을 보탰던 이 전 코치는 이정후와 함께 미국으로 떠나 적응을 도울 계획이다.
이정후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하겠다고 공언했을 때부터 미국 현지 언론에서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전 LG 코치의 현역 시절 별명이 ‘바람의 아들’이다.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라는 멋진 별명도 가지고 있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제는 아버지가 아들로 인해 큰 관심을 받게 됐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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