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홍성국·이탄희, 총선 불출마 선언…"친명기득권 쇄신 없어" 비판(종합)
민주당 현역 총 6명 불출마…주류는 출마 강행만
비명 "친명 기득권 지키기만…인적쇄신 없어" 비판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홍성국 의원과 이탄희 의원이 13일 잇따라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두 의원 모두 초선으로 결심은 같았지만 배경은 미묘하게 달랐다. 홍 의원은 '후진적인 정치 구조'를, 이 의원은 '선거제 퇴행'을 지적했다.
'증권맨 신화'로 잘 알려진 홍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고민 끝에 다가오는 제22대 총선에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불출마 배경에 대해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나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지만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때로는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 받기도 했다"며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한계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한 저는 국회의원보다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고 알렸다.
홍 의원은 ‘증권맨 신화’로 잘 알려진 초선의원으로 증권사 평사원에서 시작해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미래에셋대우 사장까지 오른 경제·금융 전문가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세종갑 지역구에 전략 공천돼 당선됐다.
이 의원은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사수를 위해 총선 불출마라는 배수의 진을 쳤다.
그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밝혔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이날 선거제 개편 관련 의원총회를 하루 앞두고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꾸고 대선이 어려워진다"며 "대선을 이겨도 증오정치가 계속되면 그다음 대선에서 윤석열보다 더 한 대통령, 제2, 제3의 윤석열이 나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병립형 회귀는 '멋없게 지는 최악'의 방향이라며 "선거제 퇴행을 위해 우리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야합하는 무리수를 두면, 총선 구도가 흔들리고, 국민의 정치혐오를 자극해서 투표율이 떨어지고 47개 비례대표 중 몇 석이 아니라 총선의 본판인 253개 지역구가 흔들릴 수 있다"고 반발했다.
판사 출신의 이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인재영입 10호로 발탁됐다. 표창원 의원이 불출마한 경기 용인시정에 전략 공천돼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인재영입으로 정치계에 입문한 두 초선의원이 현실정치에 회의를 느껴 불출마를 선언하자 당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내년 총선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주류인 친명계와 중진·올드보이들은 출마 강행에만 골몰하고 있어 공천과 관련한 혁신 경쟁에서 국민의힘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최근 원외 친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지도부의 주의 조치에도 비명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내 논란을 빚고 있다. 또 박지원 전 국정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다수의 중견 정치인이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데 당내 중진 용퇴론과 험지 출마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의 3선 중진 이원욱 의원은 이날 "민주당 권력 친명기득권 정치인들은 꿈쩍도 안 하며 요직을 차지하며 공천권을 손안에 쥐고 있다"며 "오영환 의원, 홍성국 의원과 같은 선하면서도 뚝심이 강했던 정치인들조차 지쳐서 민주당을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지금 국민의힘보다 못하다. 친윤 장제원 의원 불출마, 김기현 대표도 희생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주당 인적쇄신은 없다. 당지도부를 비판하면 중국홍위병처럼 고립작전, 비난작전만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향해 "험지출마 요청에도 병립형 선거제 퇴행으로 최고로 안전한 비례로 나갈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며 희생과 용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원칙과 상식' 의원들에 백의종군 제안을 고민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민주당 현역 의원 가운데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의원은 현재까지 총 6명이다. 홍·이 의원과 박병석(6선·대전 서구갑), 우상호(4선·서울 서대문갑), 오영환(초선·경기 의정부갑), 강민정(비례)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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