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으로 간 이재명···엑스포 실패로 흔들린 민심 노린다

박순봉 기자 2023. 12. 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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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부산 동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부산을 찾아 지역 맞춤 공약을 쏟아냈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로 부산 민심이 정부·여당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부산 민심 쟁탈전에 돌입한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와 함께 부산을 찾아 오전에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후에는 부산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났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고 부산 맞춤형 공약들을 내놨다.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부산시당 회의실에는 ‘가덕신공항 신속 개항·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부산 경제 민주당이 살리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이 대표는 “엑스포 유치 실패 후 부산의 각종 기반 시설 확보 사업도 혹시 중단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북항 재개발, 광역교통망 확충과 같은 현안 사업들이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주민들이 염원했던 부울경 메가시티도 사실상 중단됐다”며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마저 국내 공항 정도로 대폭 축소해 땜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고 (부산 지역 정책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한 그 이상의 재정적 투자와 정책적 집중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의 부산 방문에 대해 “엑스포 실패 등으로 (부산 시민들이) 여당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다. 그런 마음을 보듬는 것”이라며 “총선에서 부산은 매우 중요한 전략지역이기 때문에 방문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후에는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부산 수영구의 한 오피스텔을 찾아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어 수영구의 한 카페에서 피해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정부의 실정을 부각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정부가 왜 존재하는가’ 우리는 언제나 그런 질문을 던진다”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에서는 국가가 국민을 위해 뭔가 하는 거 참으로 인색하다. 각자도생 강요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정부 들어 그 경향이 아주 심해졌다”며 “자유라는 이름으로 불량식품 사 먹을 자유, 고리사채 쓸 수 있는 자유, 이런 자유를 진짜 자유라고 생각하는 건지. 이런 건 자유가 아니죠. 방치라고 한다. 방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전세피해 문제도 사실 비슷하다”며 “국가제도의 미비함이나 불비함,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제도 때문에 생기는 거란 측면이 분명히 있다. 국가가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 책임을 져주고 개인들이 다시 일상에 일부나마 회복해 재기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지금 각자 다 알아서 하게 방치하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금 정부·여당이 신속히 할 일은 실질적 구제”라며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하자고 합의를 해 놓고도 국민의힘이 계속 개정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종 적극적인 피해 구제책을 임시회 동안 반드시 특별법에 반영해 개정하겠다”며 “가장 핵심은 선구제 후구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당은 6개월마다 특별법을 개정하기로 약속했고, 또 합의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논의를 회피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이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사이, 피해자들의 절규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민주당은 특별법 개정을 포함해 실효성 있는 전세사기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 주신 귀한 의견을 반영해 하루빨리 피해자 분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해나가겠다. 그렇게 벼랑 끝에 내몰린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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