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가 무릎 꿇은 그 추모비…조각가 임승오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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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12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찾아가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바로 그 추모비 '민족의 혼 그릇'을 만들고,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를 국내에 소개한 조각가 임승오(林承梧) 전 포천예총 회장이 11일 오후 11시1분께 경기도 포천 작업실에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3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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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이다빈 인턴기자 = 2015년 8월12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찾아가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바로 그 추모비 '민족의 혼 그릇'을 만들고,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를 국내에 소개한 조각가 임승오(林承梧) 전 포천예총 회장이 11일 오후 11시1분께 경기도 포천 작업실에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3일 전했다. 향년 66세.
1957년 9월28일 포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84년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송곡여고에서 미술 교사로 일하다 35세 때 스페인 유학을 떠났다. 귀국 후 토탈미술관 학예실장, 강릉대·성신여대·경희대·홍익대·대진대 등의 강사로 활동했고, 2002∼2005년 홍익대 미술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다.
1996년 10월22일부터 31일까지 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KIDP)에서 열린 '안토니오 가우디 특별전'을 기획했다. 국내에 처음으로 가우디를 소개한 것. 2000년에는 경기도에서 가우디전을 개최했다. 2001년과 2003년 한·스페인 조각 교류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조각가로서는 개인전 '시간의 그릇'(2002), '시간의 복원'(2005), '시간의 차연'(2006), '시간 여행'(2008)을 개최하는 등 시간을 테마로 한 작품들로 주목받았다. 과거에 미래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현재가 되고 과거가 되는 시간의 카오스를 날카롭게 파고들며 공감을 끌어냈다.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2001), 제9회 이천 국제조각심포지엄(2006), 동해시 조각심포지엄(2008) 등에 참여했고,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도 개인전을 열었다. 경기문화재단이 2006년 백남준 타계 100일을 맞아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백남준 스튜디오의 기억-메모라빌리아'전을 열었을 때 백남준이 1960년대부터 작업하던 뉴욕 브룸 스트리트의 스튜디오 벽면을 재현하기도 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 추모비 '민족의 혼 그릇'도 고인의 2010년 작품이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지사들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15년 전쯤 고향인 포천으로 작업 공간을 옮겼다. "서울과 가깝지만 떨어진 지역인데다 포천석이 훌륭한 조각 재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천아트밸리 조성에 앞장섰다. "원래는 폐석산에 미국식 큰바위얼굴을 새겨달라며 예산 100억원이 책정됐는데 내가 컨셉을 바꾸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인간이 훼손시킨 자연에 큰바위얼굴을 새겨서 다시 훼손할 게 아니라 그 주변에 미술관을 지어 조각공원을 조성하려고 했다는 것. 포천 국제조각심포지엄 총감독(2005), 포천석 아트밸리조성 추진위원(2008) 등으로도 활약했다. 고인은 개인전을 준비하던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부인 송경희씨와 사이에 딸 임여송·임유송씨 등이 있다. 빈소는 고려대안암병원 장례식장 103호실, 발인 14일 오전 9시40분, 장지 포천 선영. ☎ 070-7816-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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