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낙연·김부겸 향해 “단합”···선결과제 쇄신엔 ‘침묵’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2023. 12. 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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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 폭주 막기 위해 단합”
‘희생’ ‘혁신’ 요구에는 묵묵부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부산 동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이낙연·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향해 “우리 당은 내년 총선에서 단합과 혁신을 통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전직 총리와 만나 당의 화합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 전 총리 등이 제기하는 당내 민주주의 회복 등 각종 쇄신 요구에는 일절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시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 김대중>시사회에서 이낙연·김부겸 전 총리와 만나면 어떤 얘기를 나누겠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폭주와 퇴행을 막는 것이 우리 국민이 바라는 바라고 판단하고 거기에 맞춰서 최대한 통합과 단합의 기조 위에 혁신을 통해서 희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는 18일 서울 용산의 영화관에서 열리는 시사회에 두 전직 총리와 함께 참석한다. 정세균 전 총리도 초청받았으나 개인적인 사유로 불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두 전직 총리와 만나 당내 갈등을 해소할 계기를 마련하고 싶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는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김 전 총리도 “국민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이 대표에게 정치개혁 공약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혁신을 위한 희생 요구에는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내년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 대신 험지에 출마할 생각은 없나’ ‘병립형 선거제로 돌아가기로 굳혔나’ ‘이탄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민주당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은 조만간 이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불출마·험지 출마 등 희생과 혁신을 요구하는 최후 통첩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도 일부 있다. 국민의힘과의 혁신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반면 당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의 ‘정치 탄압’에 맞서려면 이 대표 체제를 흔들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불출마·험지 출마 등 희생과 혁신 요구는 외면하고 있다. 정부가 ‘제2의 총풍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설마설마 하겠지만 집권여당이 제2의 총풍사건 같은 것을 일으키지는 않을까 걱정”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퇴행적 모습을 봤을 때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북풍몰이 정치공작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도 “참 우려되는 것은 상황이 나빠지면 국민의 삶이나 국가 미래를 담보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아주 나쁜 악습이 다시 발생하는 것”이라며 “휴전선을 중심으로 국지적 충돌을 유도하려 한다는 걱정이 참으로 많고 국내 상황이 어려운 점을 타개하기 위해 다시 무슨 조직 사건이니 이런 것을 들고나오지 않겠냐는 우려가 참 많다”고 거들었다.

이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략적 목표로 국민의 삶, 국가 미래에 해악을 끼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며 “한반도 평화를 뒤흔들고 전쟁 위기를 조장하는 행위는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행위임을 그리고 역사적으로 반드시 심판됐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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