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Team Kim'처럼! 장유빈·이소원 "선배들이 기적을 만든 이 곳에서 금메달 따고 싶다"
[마이데일리 = 강릉 노찬혁 기자] "선배들이 강릉에서 값진 결과를 얻으신 만큼 저희도 여기서 금메달 목에 걸 수 있도록 하겠다."
12일 강릉 컬링센터에 앳된 여학생 두 명이 유니폼을 갈아입고 컬링 레인으로 입장했다. 4인조 믹스드 컬링(Mixed Curling) 대표로 선발된 의성여고 이소원과 장유빈이었다.
내년 한국은 '즐거움과 성장이 되는 스포츠, 공존과 화합으로 여는 평화로운 미래'라는 대회 비전을 제시하며 'GROW TOGETHER, SHINE FOREVER(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라는 슬로건과 함께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2024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을 개최할 예정이다. 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30일(12일 기준)이다.
그중 1999년에 건설된 컬링센터가 눈에 띈다. 바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 등 다섯 명의 선수로 이루어진 'Team Kim'이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랐던 장소다. 비록 결승전에서 스웨덴에 패하며 최고의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아시아 최초로 두 번의 올림픽으로 결승 무대에 나서는 등 기적을 써 내려간 곳이다.
지난 대회에서 선배들이 기적을 만든 것처럼 이번에는 후배들이 도전장을 내민다. 남녀 각 2명이 혼합해 경기를 펼치는 4인조 믹스드 컬링 대표에는 김대현, 권준이(이상 의성고), 이소원, 장유빈(의성여고)이 은메달 신화를 넘어 금메달에 도전하며 남녀 2인조로 펼쳐지는 믹스더블에는 서울체고 이지훈과 세현고 이채원이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4인조 믹스드 컬링 대표 김대현, 권준이, 이소원, 장유빈은 지난 9월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파견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만 16세의 나이로 아직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지만 엄연히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된 것이다. 이제 이들은 30일 뒤면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친다.
훈련을 마친 뒤 이소원은 "1등을 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긴장이 바로 풀리면서 눈물이 나왔고,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30일이라는 짧은 기간 밖에 남지 않아서 긴장도 되고 세계적인 대회기 때문에 많이 부담이 되지만 가진 기량을 다 보여주고 싶다"며 "다른 나라 선수들이랑 같이 경기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이 제일 기대가 되는 것 같다. 세계적인 대회니까 그래도 좀 많이 긴장된다"고 밝혔다.
이소원과 장유빈은 컬링 레인에서 대비 훈련에 임하기 위해 경북 의성에서 네 시간을 달려 강릉 컬링센터에 도착했다. 레인에 들어선 두 선수는 초반 긴장한 듯 실수를 범했으나, 적응을 마친 뒤에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마지막 엔드에서 깔끔한 샷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소원은 "컬링 대회를 강릉에서 많이 개최하는 편이다. 그래서 많이 경기를 해 본 편이다. 그래도 올림픽에서는 아이스가 또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직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소원과 장유빈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은메달의 주역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의 의성여고 후배다. 의성여고에는 컬링에 대한 사진과 역사가 적혀 있다고 한다. 이소원과 장유빈은 선배들의 모습을 직접 TV와 학교 사진을 통해 보고 자랐다. 나중에 본인들 이름이 새겨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두 선수는 웃으면서도 각오를 다졌다.
장유빈은 "컬링이라는 종목을 우리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처음 알았는데 의성에서 유명한 종목인 만큼 나도 도전해보고,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저희 선배분들이 강릉에서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으신 만큼 저희도 이 똑같은 경기장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은 기간 보완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함께 출전하는 김대현과 권준이는 의성고 출신으로 이소원, 장유빈과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이다. 팀 역시 다르기 때문에 따로 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을 향한 이들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서로 모여 훈련을 진행하며 팀워크를 다졌다.
장유빈은 "일단 우리만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고 의성고등학교도 같이 훈련을 하기 때문에 모여서 팀 훈련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팀 스포츠다 보니까 안 맞는 부분도 있었는데 잘 극복해서 올림픽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 컬링은 동계 스포츠 종목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컬링센터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 동호회 경기도 많이 활성화됐고,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가장 많은 대관이 이뤄지는 곳이 바로 컬링센터라고 한다. 물론 Team Kim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장유빈은 "현재 컬링을 아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유명세를 많이 탔다. 그런 흐름이 도움이 많이 됐기 때문에 우리도 컬링이라는 종목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선발전에서 무패로 올라온 만큼 우리가 가진 기량 모두 뽐낼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까 경기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4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은 내년 1월 1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14일간 대장정에 돌입한다. 개최 장소는 강원 평창, 강릉, 정선, 횡성 등 총 4곳이며 80여 개국 선수단 1900명이 총 7개 경기, 15개 종목, 81개의 세부 종목에서 금빛 경쟁을 펼친다. 폐회식은 2월 1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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